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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피랍 21일째, 힘들지만 의연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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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피랍 21일째, 힘들지만 의연하게

동아일보입력 2007-08-08 03:07수정 2009-09-26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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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가니스탄 대통령은 어제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납치범에 대한 보상은 없다”고 분명히 선을 그었다. 한국인 피랍사태에 대해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테러집단과는 협상 안 한다’는 원칙을 재확인한 셈이다. 예상했던 대로다. 해결의 실마리를 기대했지만 두 정상이 답을 줄 수 있는 상황은 애초부터 아니었다.

피랍사태가 우리에게 고통스러운 일이지만 그렇다고 미국과 아프간 정부에 “원칙을 버리라”며 맞설 수도 없는 노릇이다. ‘인질과 수감자의 맞교환’ 같은 탈레반의 제의를 들어준다면 문제야 풀리겠지만 국제사회가 용인하는 방식은 아니다. 한국도 국제사회의 일원인 만큼 적어도 공개적으로 이의 수용을 요구하기는 어렵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나온 ‘원칙의 재확인’을 일단 현실로 받아들여야 할 이유다.

그러나 양국 정상은 “인질들의 안전한 석방을 위해 할 수 있는 노력을 다한다”고 약속했다. 그동안 미국은 사태 해결을 위해 ‘가용한 모든 수단의 동원’과 ‘창의적 외교’를 강조해 왔다. 아프간 정부도 나름대로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 정부는 이들 국가와 더욱 긴밀한 협조체제를 유지하면서 원칙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인질 석방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이런 상황에선 막후 교섭이 더 요긴할 수 있다.

국내외에서 인질들의 조속한 석방을 촉구하는 운동이 벌어지고 있는 것은 고무적이다. 내일 아프간 수도 카불에서는 아프간과 파키스탄의 부족 원로 및 종교지도자 회의가 열린다. 정부는 탈레반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모든 국가와 단체들에 인도적 지원을 요청해야 한다. 아울러 납치범들이 극단적인 행동을 하지 않도록 협상의 끈을 유지하는 한편 그들과의 직접 협상도 어떻게든 성사시켜야 한다.

오늘로 피랍 21일째다. 23명의 우리 젊은이 중 2명은 목숨을 잃었고 나머지도 몸이 아프거나 정신적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 하루하루 피가 마를 가족들을 생각하면 더욱 가슴이 아프다. 사태가 장기화할 수도 있다. 정부건 국민이건 힘들수록 더욱 의연하게 대처해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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