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 몰린 피랍가족들 절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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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7년 8월 7일 19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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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질-죄수 맞교환 결정'이라는 유일한 희망이 사라진 탓일까?

그동안 냉정을 잃지 않기 위해 애써 노력하던 아프가니스탄 무장세력 피랍자 가족들은 7일 참고 참았던 눈물을 쏟았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 피랍자 가족모임 사무실에 모인 가족들은 이날 낮 예정에 없던 긴급 호소문을 발표했다.

가족들은 'Send them home(그들을 집으로 돌려보내 주세요)', 'Set them free(그들을 풀어주세요)'라고 적힌 종이를 들고 회견장에 들어섰다.

가족들은 호소문에서 "아프간에서 인류 보편적 가치인 평화와 자유가 구체적으로 실현되고 있는 것을 환영한다"며 "우리 가족들이 그 곳으로 간 이유도 두 나라가 실현하고 있는 인류애 정신과 동일하다"고 강조했다.

서명화·경석 씨 남매의 아버지 서정배(57) 씨는 차성민(30) 대표의 호소문 발표를 중단시킨 뒤 "대표님, 누구 눈치 볼 때 아니잖아요. 우리는 그 분들(미-아프간 정상)에게 책임을 묻지 않습니다. 하지만 생명은 귀중하잖아요. 제발 우리 가족 좀 살려 주세요"라고 절규했다.

고혈압으로 쓰러져 휠체어에 몸을 의지하고 있는 한지영 씨의 어머니 김택경(62) 씨도 "(미-아프간) 정상회담이 있었으면 뭔가 얘기를 했어야 하지 않습니까. 제 발로 간 얘들이지만, 세계인들이 도와줘야 하는 것 아닙니까"라고 말하며 오열했다.

피랍자 부모들의 오열에 호소문을 읽던 차 대표도 "부시 대통령님, 카르자위 대통령님, 부디 나눔과 사랑을 전하려 했던 21명의 숭고한 뜻을 헤아려 주십시오"라며 끝내 눈물을 흘렸다.

이성호기자 star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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