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랍사태 장기화 국면… 정부, 해결 방안 다각화

  • 입력 2007년 8월 7일 17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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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아프가니스탄 정상회담에서 '인질사태에 양보없다'는 입장이 재확인되고 탈레반 역시 기존의 요구를 고수함에 따라 한국인 피랍사태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탈레반과의 직접 대면접촉을 포함, 정부가 진행하고 있는 다양한 해결 노력을 보다 효과적으로 전개해야 한다는 지적이 대두되고 있다.

정부는 미국과 아프간 정상회담의 결과가 탈레반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는 한편 이번 회담 결과와 관계없이 지금까지 기울여온 인질석방 노력을 계속해 나갈 방침이다.

특히 이번 정상회담으로 이른바 '인질-탈레반 죄수 교환석방'이 한국 정부가 할 수 없는 일임이 분명해진 만큼 탈레반과의 직접접촉을 통해 '요구조건 변화'를 유도해나갈 방침이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7일 "상황이 변화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고 노력을 계속한다는 입장에 변함없다"면서 "더불어 다각적인 해결방법들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탈레반측이 변화된 요구조건을 제시할 조짐을 보일 경우 탈레반과의 직접 대면협상에 착수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져 사태 추이가 주목된다.

정부는 이를 위해 적신월사(赤新月社: 회교국의 적십자사) 등 국제적으로 명망있고 이슬람권에서 존중받는 비정부기구(NGO)의 중재는 물론 안전보장을 실질적으로 담보할 수 있는 중립적 기관의 도움을 받아 탈레반측과 대면접촉에 나서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탈레반은 아프간-미국 정상회담에도 불구하고 탈레반 죄수 석방을 요구하는 자신들의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탈레반 대변인을 자처하는 카리 유수프 아마디는 이날 아프간 이슬라믹 프레스(AIP)를 통해 발표한 지도자위원회 성명에서 "우리는 (탈레반 죄수를 풀어달라는) 요구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며 이 요구는 받아들여져야 한다"며 "그렇지 않을 경우 인질들이 죽을 것"이라고 위협했다.

하지만 탈레반 내부에서도 사태가 장기화되는데 따라 여성 인질 우선 석방 방안이나 요구조건을 둘러싸고 상당한 진통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정부 소식통은 "일단 전체적인 상황은 변할 것 같지 않지만 여러 가지 변수가 있는 만큼 미세한 변화 가능성은 있다"면서 "정부로서는 직접 대면접촉을 포함해 상황을 유리하게 전개하기 위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과거 유사한 납치사건들이 보통 한달 이상의 긴 시간 지루한 줄다리기를 거듭하다가 어느 순간 협상을 통해 해결된 사례가 있다"며 장기화 가능성을 시사한 뒤 "인내를 갖고 납치세력과 협상을 전개해나가면서 상황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송민순 외교부 장관은 이날 인질들의 건강 이상설과 관련해 "안전에 이상이 있을 정도로 건강에 이상이 있다는 징후는 없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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