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현경 “이 순간까지 10년이 걸렸네요…” 눈물

  • 입력 2007년 8월 7일 14시 59분


코멘트
"죄송합니다. 가슴이 벅차서요."

미스코리아 출신 탤런트 오현경이 7일 오후 서울 한남동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복귀 기자회견에서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변함없는 미모로 회견장에 조심스럽게 앉은 오현경은 "제가 20대 후반 때 겪은 일은 당시 나이로는 감당하기 힘들었다"면서 "무슨 사건의 주인공 속에서 살아야 하는 것은 여자로서의 삶, 연기자로서의 길과 꿈을 포기할 수 밖에 없게 만들었다"며 어쩔수 없었던 연예계 은퇴를 설명했다.

그는 "그 당시의 저에게는 대중 앞에 서는 것이 고통이었고 좌절이었고 아픔이었다"면서 "꿈이 좌절됐을때...(눈물) 그것은 어떤 것으로도...충족되지 않는 것을 알았다"며 깊이 울먹였다.

복귀 계기에 대해서는 "세상 사람들에게 다 배반당했다고만 생각해왔는데 저를 기다려 주시는 분들이 있다는 주변의 격려가 어느 순간부터 실제로 느껴지기 시작했고 문영남 작가님과 이명순 선생님, 삼화네트웍스 신회장님을 만나면서 구체적으로 새로 시작할 힘을 얻었다"고 말했다.

오현경은 이제 막 한글을 배우기 시작하는 딸을 가장 우려했다.

"출산 이후 여자에서 엄마로 다시 태어났다"는 그는 "오현경이 엄마라는 이유로 고통받을 수 있는 내 딸을 위해서도 멋지게 그간의 고통을 이겨내고 싶었다"고 각오를 다졌다.

그는 "요즘 인터넷과 TV에 제 사진만 나오면 '엄마다'라며 반갑게 입맞추는 딸이 너무 사랑스럽다"면서 "같은 말도 아 다르고 어 다를 수 있으니 딸이 상처 받지 않도록 도와달라"며 각별한 부탁도 덧붙였다.

"이제 연기자로서 더 많은 고통을 표현해낼 수 있을 것 같다"는 그녀는 "연기자로서 인간으로서 열심히 살겠다"며 다짐했다.

오현경의 10년만의 복귀작 SBS '조강지처 클럽'은 오는 9월 방송된다.

[화보]‘파란만장’ 오현경, 7년만에 연기자 복귀 기자회견
[화보]결혼 4년만에 파경맞은 오현경의 어제와 오늘

다음은 일문일답

-미모가 그대로인데 미모유지 비결 방법은?

▼기자회견장에서 예뻐 보이고 싶었다. 나이를 그대로 (얼굴에) 표현하는 것보다는 세월의 나이를 덮는게 좋지 않나. 그렇게 봐주셨다면 고맙겠다.

-좋지 않은 일을 겪고 연예계를 떠났던 연예인들이 돌아오고 있다. 그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나도 생각해봤다. 그 분들을 보면서 용기가 대단하다고 생각했다.그 용기를 잃으면 살아갈수 없기 때문에 아픔을 안고 재기를 한다고 생각한다. 돌아올 기회가 있었는데 그땐 나에게 그런 용기도 없었다.지금은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과 내 딸을 위해서라도 내가 여기서 머물러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물론 반성의 시간이 필요하다. 이젠 인간으로서 연기자로서 여자로서 살아가겠다.

-10년 동안 방송이 달라진 것은 무엇인지 또 즐겨보는 방송은?

▼내가 일할 때는 정형화된 것이 많았다. 지금은 많이 자유로워진 것 같다. 나도 이제 나이 먹었구나 생각하는 것이 방송에 나오는 사람들의 이름을 잘 모르겠더라. 요즘 나오는 버라이어티쇼를 보면서 나도 저기 나가서 한번 해보고 싶기도 하고, 농담도 할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을 했다. 나도 나름 재미있는 부분이 많다. 그렇게 안보여서 문제다.

-좋지 않은 일, 원하지 않았던 일 가운데 가장 후회 되는 일은?

▼어렸을 때는 장녀로서 사랑받고 일찍 연예계를 데뷔해서 주위에서 항상 챙겨줬다. 누가 다 해주고 그래서 인간으로서 성숙할 수 있는 기회가 없었고 잘 몰랐다.

-최진실도 ‘장밋빛 인생’으로 성공적인 컴백을 했는데 같은 작가의 작품에 출연하게 됐다.

▼문영남 선생님께 이 자리를 빌어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 주셔서 감사하다. 가슴 한 켠에 있는 아픔을 모두 풀어낼 수 있도록 해줘서 감사할 따름이다.

-많이 쉬었는데 연기를 하게되면 힘든 점은 없는가? 또 연기공부라도 했나?

▼조금 웃긴 얘긴데 TV에서 내 나이 또래 연기자들이 대사를 하면 대사를 따라서 해본다. 우는 장면이 나오면 내가 그 상황에 대비해서 연기해본다. 과거에는 눈물을 잘 못 흘리는 연기자였는데 지금은 아닌 것 같다. 한번 연기자는 죽을 때까지 연기자인 것 같다. 지금은 조금 체계적인 연기가 필요하겠지만 많이 노력하겠다.

-10년 컴백에 대한 기사에 달린 리플이나 반응은 보았나?

▼지금도 받고 있지만 세상에서 받을 수 있는 악플은 다 받았을 것이다. 앞으로는 모르겠지만 그런 지적들은 다 감사히 잘 받겠다. 항상 오십대 오십이다. 악플을 다는 사람만 있는 것이 아니라 응원을 해주시는 분들도 있었기에 용기를 내고 나온 것 같다. 이제는 그런 것들을 이겨내겠다. 내 인생이 더 소중하다. 그런 것들로 인해 소비할 시간은 없다. 같이 악플을 달 수는 없는 노릇이고, 이젠 신경쓰지 않겠다.

-작품을 시작하면 딸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없을텐데 서운해 하지 않던가?

▼평상시에도 사업을 하고 있어서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아이가 좀 빠르다. 엄마가 출근을 하는구나, 일이 있으면 늦게 오시는구나 생각하는 것 같다. 그래서 주중에 못 받았던 사랑을 주말에 흠뻑 받으려고 한다. 그래서 주말에 함께 시간을 보낸다. 인터넷으로 엄마 사진을 보면 “우리 엄마다” 하고 뽀뽀해준다. 그 딸이 이젠 한글을 알게 된다. 한글은 ‘아’ 다르고 ‘어’ 다르다는데 앞으로 많이 도와달라. 나보다 딸이 더 상처 받을 것이다.

-연기자 오현경과 아기엄마 오현경의 차이는?

▼이렇게 많은 기자들 앞에서 떨리지 않는 것은 엄마 오현경의 힘에서 나온다고 생각한다.

스포츠동아 이유나 기자 lyn@donga.com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사진=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동영상=이호진 PD 2856jin@donga.com

[화보]‘파란만장’ 오현경, 7년만에 연기자 복귀 기자회견
[화보]결혼 4년만에 파경맞은 오현경의 어제와 오늘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