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휘발유 값 왜 비쌀까?” 공정위, 정유사 담합여부 조사

  • 입력 2007년 8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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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위원회가 휘발유값이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싼 제주지역에서 정유사들이 가격 담합을 했는지를 조사하기로 했다. 이는 지역별로 휘발유 가격 차가 지나치게 크다는 지적이 나온 직후 특정 지역을 대상으로 이뤄지는 조사여서 주목된다.

▶본보 6일자 A1면 참조

▶ 휘발유값 평균 상승률 시군구별 최고 3.8배차

▶본보 6일자 A3면 참조

▶ 땅값 비싸고 주유소 적은 곳 ‘高유가’

공정위는 최근 SK에너지와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 4개 정유사가 제주지역에서 기름값을 담합해 부풀렸다는 신고가 접수돼 조사에 착수하기로 했다고 6일 밝혔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 사건을 제주지역을 관할하는 광주사무소로 넘겨 사실 여부를 조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근 제주지역의 휘발유값(소비자가격)은 매년 전국 평균보다 L당 20∼50원씩 높은 수준이었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지역의 평균 휘발유값은 L당 1515.21원으로 전국 평균인 1492.43원에 비해 23원가량 높았고 16개 시도 중에서도 서울 다음으로 가장 비쌌다.

공정위에 신고를 접수시킨 김우남(무소속) 의원 측은 “정유사가 주유소에 공급하는 유류 가격이 다른 지역에 비해 L당 40∼100원이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는 정유사들이 제주도가 섬이라는 특성을 이용해 다른 지역보다 높은 공급가격을 유지하며 시장 지배적 지위를 남용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 측은 또 “정유사들은 운송비용 때문에 제주지역 공급가격이 높다고 주장하지만 실제로 물류비는 기껏해야 L당 10원 이하인 것으로 조사됐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정유업계는 제주지역의 기름값이 높은 이유는 다른 지역과 달리 해상 운송비가 드는 이유도 있지만 관리 비용이 비싸고 외상 거래가 많다는 점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저유소(주유소에 공급할 석유제품을 저장하는 시설)의 경우 제주지역은 면적이 좁고 판매량이 적어 매출액당 관리 비용이 다른 지역보다 많이 들어간다는 것.

SK에너지 관계자는 “공정위 조사 결과를 놓고 판단할 문제이며 이에 대한 의견을 표명할 시점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공정위는 올 2월에도 4개 정유사가 석유제품 가격을 담합한 사실을 적발해 과징금 526억 원을 부과한 바 있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이나연 기자 laros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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