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서비스수지 적자 세계 3위 한국, 싱가포르를 배워야

  • 입력 2007년 8월 6일 23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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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우리나라 서비스수지 적자는 188억 달러로 사상 최대였다. 독일 일본에 이어 세계 3위에 해당되는 규모라고 한다. 올해엔 1∼3월에만 일본의 세 배이고, 1∼6월 상반기에만 105억 달러를 기록했으니, 연간 서비스수지 적자가 세계 2위가 될 것이라고 전망된다.

서비스수지 적자는 특허권 사용료와 컨설팅 등 사업서비스 부문에서도 발생하지만 해외여행 유학·연수 부문에서 특히 많이 생긴다. 여행수지 적자는 상반기에만 73억 달러다. 이 기간에 해외로 나간 여행객은 647만 명으로 작년 동기보다 19%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에 우리나라에 입국한 외국인은 301만 명으로 1.8% 느는 데 그쳤다. 휴가철인 요즘은 하루 5만 명이 출국한다. 상반기 유학·연수비 지출은 24억 달러였지만 외국인들의 한국 유학·연수로 인한 수입은 2600만 달러에 불과했다. 결국 상반기에 상품 수출로 남긴 흑자 132억 달러 중 80%가량을 여행과 유학·연수에 쓴 셈이다.

관광도 산업이나 상품으로 간주해야 하는 시대가 된 지 오래다. 세계의 거의 모든 나라가 관광산업을 키우기 위해 브랜드 이미지를 가꾸고 홍보하기에 열성이다. 인구 450만 명에 불과한 싱가포르가 작년에 유치한 관광객은 970만 명으로 우리보다 50% 이상 많다. 올해도 ‘독특한 싱가포르’란 기치 아래 1020만 명을 유치한다는 야심 찬 목표를 세워 놓고 있다. 태국은 기왕의 관광자원과 의료서비스를 합해 아시아의 의료관광 허브로 커가고 있다.

정부는 지난달 해외로 나가는 소비를 국내로 돌리겠다며 ‘서비스산업 경쟁력 강화 대책’을 내놓았지만 ‘반값 골프장’ 등의 실효성 논란만 지폈을 뿐이다. 민간이 알아서 사업을 벌이게 놓아 두지 못하고 정부가 사업을 일일이 허가하고 관리하려는 발상 탓이다.

서비스산업 경쟁력은 민간의 창의성에서 나온다. 관광 교육 의료 등 업계가 희망하는 획기적인 세금 경감, 간섭형 규제 해제가 선결되어야 한다. 해외로 소비하러 나가는 행렬이 얼마나 더 길어져야 서비스수지 적자 타개책을 궁리할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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