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인질 목숨 美-아프간 정상회담에 달렸다” 위협

  • 입력 2007년 8월 6일 23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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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 탈레반은 6일 한국인 인질 21명의 목숨이 현재 미국 메릴랜드주에서 열리고 있는 미국-아프간 정상회담 결과에 달려 있다고 위협했다.

탈레반 대변인을 자처하는 카리 유수프 아마디는 이날 "인질들에게 무슨 일이 벌어지든 (하미드) 카르자이와 (조지) 부시 대통령이 책임을 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아마디는 그러면서 탈레반은 아프간 내 외국인을 계속해서 납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아마디는 로이터 통신과의 전화통화에서는 "카르자이는 미국으로 갔고, 그는 부시 대통령과 함께 한국인을 석방시키기 위해 탈레반 수감자들을 맞교환하는 결정을 내리는 것이 가능하다"면서 "이는 부시와 카르자이가 한국인 인질들의 안전을 확보해야 할 책임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인질-수감자 맞교환이 없으면 어떻게 할 것이냐는 물음에 대해 그는 "그 책임은 카르자이와 부시에게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인 피랍사태 해결을 위해 추진되고 있는 한국 정부대표단과 탈레반간 직접 대면협상에 대해 아마디는 장소문제가 아직 합의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만 한국 관리들과 탈레반간 전화접촉은 유지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라주딘 파탄 아프간 가즈니 주(州) 주지사도 이날 로이터 통신에 "어디서 만날지를 놓고 협의가 계속되고 있다"면서 "우리는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다. 탈레반과 한국대사간 전화 접촉이 계속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탈레반은 탈레반이 장악한 지역이나 유엔의 보장 하에 제3의 지역에서 대면협상을 갖자고 제의한 바 있다.

아마디는 전날 AFP통신과의 전화통화에서는 대면협상이 진척되지 않은데 불만을 표시하며 "인질 살해는 불가피하며 우리가 (현재) 협상시한을 설정하기 않았기 때문에 이들은 언제든, 어느 순간에든 살해당할 수 있다"고 위협한 바 있다.

인질 가운데 한 명인 임현주 씨는 4일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우리는 죄없는 사람들", "우리는 사람들을 도우러 이 곳에 왔다. 그러나 지금 모두 아프다", "죽고 싶지 않다"는 말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게 도움을 호소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한편 탈레반은 파키스탄 정보부(ISI) 요원들이 인질들을 통제하고 있다는 파탄 주지사의 비난은 근거 없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가즈니주 지역 탈레반 책임자들 중 한 명인 압둘라 잔 아부 만수르는 위성전화를 통해 가진 로이터 통신과 회견에서 "내가 한국인 인질 21명을 붙잡고 있다. 내가 직접 그들을 지키고 있다"면서 "그들(인질들)은 이전에도 지금도 파키스탄 정보요원들과는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파탄 주시사 등의) 이 같은 언급은 탈레반 무자헤딘을 중상할 목적을 갖고 있는 것"이라며 "아프간 정부는 탈레반 수감자들을 석방해야만 한다. 우리는 파키스탄과는 어떤 연계도 없다"고 덧붙였다.

파탄 주지사는 4일 "(한국 인질 납치) 발생 초기에는 아프간 지역의 탈레반이 (상황을) 주도했으나 며칠 뒤부터는 파키스탄 영내의 탈레반 및 ISI 요원들이 (아프간) 국내의 탈레반이라고 속이고 합류한 뒤 모든 상황을 통제하고 있다"고 밝혔다.

디지털뉴스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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