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사들 해외로 해외로… 공격경영 돛 올렸다

  • 입력 2007년 8월 6일 03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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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해운회사들이 잇달아 해외 진출을 선언하고 앞 다퉈 선박 확보에 나서는 등 공격적인 경영을 펼치고 있다.

해운회사들은 전 세계적으로 해운 수송 물량이 늘어나고 해상 운임 요금이 사상 최고치로 치솟은 데 힘입어 영업실적이 크게 호전되고 있는 상황이다.

○ 해운회사들 해외 진출 러시

현대상선은 내년 초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 법인을 설립할 예정이다.

두바이의 구매력이 좋아져 세계 각지에서 보급품뿐 아니라 건설 원자재 등을 실어 나르는 해운 수요가 급증한 데 따른 것이다.

현대상선은 현재 전 세계 68개 지점을 대상으로 법인 승격을 단계적으로 추진하는 등 중동, 인도, 중국 등 틈새시장에 적극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한진해운도 지난달 싱가포르에 46억 원을 투자해 ‘한진 오버시즈 탱커’라는 법인을 세웠다. 석유·화학제품선을 맡던 본사의 ‘탱커팀’을 통째로 이곳으로 옮긴 것이다.

이에 앞서 이 회사는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으로 물동량이 늘어날 것을 대비해 올해 초 이탈리아 제노아에 현지법인을 세워 유럽 시장의 발판을 마련하기도 했다.

STX팬오션은 지난달 말 중국에서 손꼽히는 물류업체인 시노트랜스(中國外運)와 합작회사를 설립해 물류 사업에 진출했다.

해운회사들의 선박 확보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대한해운은 7000억 원을 투입해 2010년까지 벌크선 12척, 유조선 1척, 가스운반선 1척을 확보하기로 했다.

STX팬오션은 올해 10여 척의 벌크선을 새로 발주했고, SK해운도 평년(2∼4척) 수준을 훨씬 웃도는 14척을 지난해 일찌감치 발주한 상태다.

현대상선도 올해부터 2010년까지 컨테이너선 24척을 추가 확보할 예정이다.

○ ‘해운사 2∼3년 호황 전망 많아’

해운회사들의 이 같은 공격 경영은 해운업계가 당분간 전 세계적인 호황을 이어 갈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 때문이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에 따르면 해운업계 업황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수로 철광석, 곡물, 석탄을 싣는 벌크선 운임의 변동 추이를 뜻하는 ‘벌크선 운임지수(BDI)’는 2일 런던시장에서 7,000까지 폭등했다.

이는 1999년 11월 BDI가 만들어진 뒤 최고 수준으로, BDI는 올해 3월 5,000, 4월 6,000을 돌파하며 고공 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이에 따라 대한해운의 2분기(4∼6월) 영업이익이 879억 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1712%가량 급증하는 등 해운회사들의 실적도 덩달아 좋아지고 있다.

최재선 해양수산개발원 연구위원은 “신흥시장 경제가 호황을 보이면서 전 세계 원자재 물동량이 크게 늘어나는 등 앞으로 2∼3년 해운회사들의 호황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김유영 기자 ab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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