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1기 국수전…혼신의 반격

  • 입력 2007년 8월 6일 03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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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을 둔 조훈현 9단은 조용히 눈을 감고 있었다. 잠시 뒤 최기훈 초단이 돌을 놓는 소리에 눈을 떴다. 돌이 놓인 곳은 흑 101. 예상한 대로다. ‘침착하고 잘 둔다’는 생각이 다시 스친다. 흑 101처럼 허겁지겁 도망가지 않고 자신의 약점을 보강한 채 웅크리고 있으면 공격하기 힘들다.

백 112까지 주르륵 반상에 놓인다. 부분적으론 백이 만족스럽지만 흑 113으로 중앙 삭감에 손이 돌아와 흑도 불만이 없다.

조 9단은 조금씩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전혀 빈틈을 보이지 않는 후배 기사를 어떻게 흔들어야 할까.

조 9단은 절박한 심정으로 백 124를 둔다. 부족한 실리를 만회해보려는 것. 하지만 흑 125, 127의 사전 공작에 이은 흑 129가 안면에 꽂히는 강펀치. 우하귀 백이 고스란히 죽었다. 만약 참고도 백 1, 3으로 두면 흑 8까지 우하쪽 백이 곤란해진다. 흑 ○(실전 127)이 교묘한 위치에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젠 정상적인 끝내기로는 따라잡을 수 없다. 백 134의 코붙임은 조 9단이 혼신을 다한 반격. 마지막 흔들기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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