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나 운송비 상승 요인은 지역마다 일정하지만 지역별 기름값 상승률은 큰 격차를 보이고 있어 기름값이 싼 지역을 애써 찾는 소비자가 늘어나는 추세다.
○ 주유소 간 경쟁, 땅값 등으로 지역별 기름값 편차 심해
지역별 기름값 상승률이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은 1997년 석유제품의 가격 자유화가 이뤄진 뒤부터다. 정유사의 주유소 공급 가격, 지역 내 주유소 간 경쟁, 땅값과 인건비 등이 기름값 차별화를 부채질했기 때문이다.
산업자원부의 최근 조사 결과 정유사들은 형식적으로 공장도 가격을 정해 놓고 실제로는 경쟁 여건 등을 감안해 주유소별로 공급 가격을 다르게 책정하고 있었다.
실제로 한 정유사는 주유소별로 L당 15∼150원 할인까지 약 30등급으로 나눠 휘발유를 공급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정유업계는 주유소 간 경쟁과 유사휘발유 유통 여부가 기름값 격차의 주요 원인이라고 진단한다.
한국주유소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제주도의 주유소는 180개로 1년 전에 비해 15%나 늘어났다. 이 지역의 지난해 평균 휘발유 가격 상승률은 전년 대비 2.8%로 전국 16개 시도 가운데 최저였다.
또 같은 기간 주유소가 오히려 8개 줄어든 대구에서는 휘발유 가격 상승률이 5.4%로 전국 최고치를 보였다.
이 밖에 휘발유 가격 상승률에는 해당 지역의 임차료와 인건비 상승률도 영향을 미친다고 업계에선 보고 있다.
한국석유공사의 자료에 따르면 시군구별로 지난해 휘발유 가격 상승률이 가장 높은 3곳은 경북 경산시(6.9%) 부산 동래구(6.5%) 대구 남구(6.3%)였으며 가장 낮은 3곳은 경기 파주시(1.76%) 인천 남구(1.81%) 전남 화순군(2.1%)이었다.
또 전국 234개 시군구 가운데 지난해 지역별 평균 휘발유값은 △경북 울릉군(L당 1723원) △서울 강남구(1585원) △서울 마포구(1580원) 등의 순으로 비쌌다.
가장 싼 곳은 △충북 괴산군(1440원) △경기 동두천시(1442원) △충북 진천군(1446원) 등이었다.
각 시도 내에서 휘발유 가격이 가장 비싼 지역은 △서울 강남구(1585원) △부산 중구(1540원) △대구 중구(1512원) △대전 유성구(1531원) △인천 중구(1530원) △울산 동구(1528원) △광주 동구(1496원) △경기 고양시(1558원) △강원 인제군(1514원) △경남 창원시(1526원) △경북 울릉군(1723원) △전남 장흥군(1496원) △전북 무주군(1496원) △충남 서천군(1505원) △충북 충주시(1488원) △제주 제주시(1522원) 등이었다.
한편 정부는 연말부터 전국 모든 주유소의 기름값이 공개되면 지역별 가격차가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주변 지역의 주유소 이름과 위치, 가격정보 등을 한눈에 파악해서 보다 싼 곳을 선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차지완 기자 cha@donga.com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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