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값 비싸고 주유소 적은 곳 ‘高유가’

  • 입력 2007년 8월 6일 03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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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기름값은 얼마?올해 6월 서울 여의도의 한 주유소 가격 표시판. 전국의 기름 가격과 상승률이 지역별로 차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앞으로 전국 주유소의 가격 정보를 소비자에게 제공할 예정이다. 홍진환 기자
우리동네 기름값은 얼마?
올해 6월 서울 여의도의 한 주유소 가격 표시판. 전국의 기름 가격과 상승률이 지역별로 차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앞으로 전국 주유소의 가격 정보를 소비자에게 제공할 예정이다. 홍진환 기자
《서울 강동구에서 강남 지역으로 출근하는 박모(35) 씨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집 근처의 단골 주유소에서만 주유를 했다. 이곳 휘발유값이 강남구나 송파구에 비해 L당 50∼100원은 쌌기 때문이다. 하지만 박 씨는 요즘엔 기름값이 더 싼 다른 지역 주유소를 찾고 있다. 올해 들어 집 근처 주유소들의 휘발유값이 다른 지역에 비해 눈에 띄게 오른 까닭이다.》

국제유가나 운송비 상승 요인은 지역마다 일정하지만 지역별 기름값 상승률은 큰 격차를 보이고 있어 기름값이 싼 지역을 애써 찾는 소비자가 늘어나는 추세다.

○ 주유소 간 경쟁, 땅값 등으로 지역별 기름값 편차 심해

지역별 기름값 상승률이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은 1997년 석유제품의 가격 자유화가 이뤄진 뒤부터다. 정유사의 주유소 공급 가격, 지역 내 주유소 간 경쟁, 땅값과 인건비 등이 기름값 차별화를 부채질했기 때문이다.

산업자원부의 최근 조사 결과 정유사들은 형식적으로 공장도 가격을 정해 놓고 실제로는 경쟁 여건 등을 감안해 주유소별로 공급 가격을 다르게 책정하고 있었다.

실제로 한 정유사는 주유소별로 L당 15∼150원 할인까지 약 30등급으로 나눠 휘발유를 공급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 간 소비자가격의 차이는 이렇게 도매 단계부터 기름값이 달라진 탓이 크다.

하지만 정유업계는 주유소 간 경쟁과 유사휘발유 유통 여부가 기름값 격차의 주요 원인이라고 진단한다.

한국주유소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제주도의 주유소는 180개로 1년 전에 비해 15%나 늘어났다. 이 지역의 지난해 평균 휘발유 가격 상승률은 전년 대비 2.8%로 전국 16개 시도 가운데 최저였다.

또 같은 기간 주유소가 오히려 8개 줄어든 대구에서는 휘발유 가격 상승률이 5.4%로 전국 최고치를 보였다.

이 밖에 휘발유 가격 상승률에는 해당 지역의 임차료와 인건비 상승률도 영향을 미친다고 업계에선 보고 있다.

○ 지난해 휘발유값 가장 비싼 곳은 경북 울릉군, 서울 강남구 마포구 순

한국석유공사의 자료에 따르면 시군구별로 지난해 휘발유 가격 상승률이 가장 높은 3곳은 경북 경산시(6.9%) 부산 동래구(6.5%) 대구 남구(6.3%)였으며 가장 낮은 3곳은 경기 파주시(1.76%) 인천 남구(1.81%) 전남 화순군(2.1%)이었다.

또 전국 234개 시군구 가운데 지난해 지역별 평균 휘발유값은 △경북 울릉군(L당 1723원) △서울 강남구(1585원) △서울 마포구(1580원) 등의 순으로 비쌌다.

가장 싼 곳은 △충북 괴산군(1440원) △경기 동두천시(1442원) △충북 진천군(1446원) 등이었다.

각 시도 내에서 휘발유 가격이 가장 비싼 지역은 △서울 강남구(1585원) △부산 중구(1540원) △대구 중구(1512원) △대전 유성구(1531원) △인천 중구(1530원) △울산 동구(1528원) △광주 동구(1496원) △경기 고양시(1558원) △강원 인제군(1514원) △경남 창원시(1526원) △경북 울릉군(1723원) △전남 장흥군(1496원) △전북 무주군(1496원) △충남 서천군(1505원) △충북 충주시(1488원) △제주 제주시(1522원) 등이었다.

한편 정부는 연말부터 전국 모든 주유소의 기름값이 공개되면 지역별 가격차가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주변 지역의 주유소 이름과 위치, 가격정보 등을 한눈에 파악해서 보다 싼 곳을 선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차지완 기자 cha@donga.com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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