母乳 ‘우리 아기 첫 선물’ 제대로 먹이려면

  • 입력 2007년 8월 6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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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1∼7일은 ‘세계 모유 수유 주간’이다. 매년 세계적으로 태어나는 유아는 1090만 명 정도. 이 중 400만 명이 생후 한 달 안에 사망한다.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모든 산모가 한두 시간 내에 모유 수유를 시작하면 400만 명 중 100만 명의 아기를 살릴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만큼 모유 수유는 아기의 건강에 필수적이다. 대다수 여성은 모유 수유가 아기와 엄마의 건강에 좋다는 사실은 알고 있지만 구체적으로 들어가면 잘못 알고 있는 상식도 많다. 올바른 모유 수유법에 대해 알아본다.》

○ 제왕절개 분만 이후에도 먹일 수 있어

젖은 아기가 태어난 후 빨리 물릴수록 좋다. 출산 후 1시간 내에 물리는 것이 제일 좋다. 갓 태어난 아기는 자지 않고 정신이 말똥말똥하기 때문에 젖을 먹이기도 쉽다.

처음에는 젖이 잘 나오지 않지만 아기를 낳은 지 3∼5일이 지나면 규칙적으로 나온다. 원활한 수유를 위해서는 하루 8∼12회, 한 번에 15분 이상씩 양쪽 젖을 번갈아 가며 먹여야 한다.

흔히 제왕절개수술 후 바로 젖이 돌지 않는다고 하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젖은 출산 전부터 이미 유방 안에 있기 때문에 자연분만이든 제왕절개 분만이든 출산 직후 아기에게 젖을 물리면 된다.

제왕절개를 할 때는 전신마취보다는 부분마취인 척추마취를 하면 출산 직후 젖을 물릴 때 유리하다. 그러나 전신마취를 한 경우에도 엄마가 의식이 돌아온 뒤 바로 젖을 먹여도 괜찮다.

아기가 젖을 빨면 젖 분비량이 서서히 증가하면서 자궁을 수축시켜 산후출혈과 같은 산후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다.

○ 젖 길들이는 단계에선 보리차, 설탕물도 피해야

모유 수유는 주로 병원이나 산후조리원에서 처음 시작한다. 이런 장소에서 젖을 잘 먹이려면 24시간 ‘모자동실(母子同室)’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엄마와 아기가 같은 방을 쓰면 수시로 젖을 물릴 수 있기 때문이다.

처음 아기에게 젖을 길들이는 단계에서는 산모에게 특별한 문제가 없다면 젖 이외에 물, 보리차, 설탕물을 먹이지 말고 우유병과 노리개 젖꼭지도 물리지 않는 것이 좋다. 4시간 이상 자는 신생아는 깨워서라도 먹이고 배가 고파 울기 전에 미리 젖을 물리는 것이 좋다.

아기에게 직접 젖을 물리지 않고 젖을 짠 뒤 우유병에 담아 먹이는 엄마들이 있다. 그러나 우유병을 물리면 나중에 엄마 젖을 물지 않으려고 하므로 될 수 있으면 피하는 것이 좋다. 만약 미숙아를 낳아 직접 젖을 먹이기가 힘든 상황이면 유축기를 사용한다. 양쪽 젖을 동시에 짜는 전동식 유축기가 편리하다.

이미 짜 놓은 젖도 우유병을 이용하지 말고 컵으로 먹인다. 신생아보다 더 어린 미숙아도 컵으로 잘 받아먹는다. 이때 컵은 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유리 소주잔을 끓여 소독한 뒤 사용해야 한다.

대부분의 산모는 산후 1년 정도까지 젖을 먹인다. 그러나 젖을 떼는 시기는 특별히 정해져 있지 않다. 젖은 아기가 원할 때까지 먹이는 것이 좋다. 세계보건기구(WHO)와 유엔아동기금(UNICEF·유니세프)은 두 돌까지 먹일 것을 권장하고 있다.

○ 모유 수유는 철저한 준비 필요

대부분 산모는 ‘아기를 낳은 뒤 젖이 돌면 먹이면 되겠지’ 하고 막연하게 생각한다.

그러나 모유 수유는 생각만큼 쉽지 않다. 출산 전 예비 엄마 중 80∼90%가 모유 수유를 계획하지만 모유만 먹이는 비율은 30∼40%에 불과하다. 준비 없이 모유 수유에 나섰다가 포기하기 때문이다.

모유 수유는 산후 1, 2주 안에 성패가 달린 만큼 출산 전에 준비해야 성공할 수 있다. 병원이나 모유 수유 관련 단체에서 실시하는 교육 프로그램에 참가하거나 인터넷으로 정보를 숙지해 두는 것이 좋다.

모유 수유 정보를 제공하는 단체와 인터넷 사이트로는 대한모유수유의사회(www.bfmed.co.kr), 유니세프한국위원회(www.unicef.or.kr), 대한소아과학회(www.pediatrics.or.kr), 모유119육아상담소(www.mowu119.com), 모유수유정보신문(www.breastfeeding.co.kr), 대한간호협회(www.koreanurse.or.kr) 등이 있다.

(도움말=신손문 관동대 의대 제일병원 소아과 교수, 정유미 대한모유수유의사회 회장)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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