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파키스탄 부족원로회의 '지르가'에 관심

  • 입력 2007년 8월 5일 20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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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 탈레반 무장세력에 억류된 한국인 인질사태의 해결에 중요한 변수가 될 파키스탄-아프간 '지르가(부족회의)'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른바 `평화 지르가(Peace Jirga)'라는 이름으로 오는 9~11일 아프간 수도 카불에서 열리는 이번 회의에서 인질 석방과 관련한 다양한 의견이 교환되고 모종의 결과를 기대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지르가는 부족 원로회의로 특히 파슈툰족 사이에 협의체 겸 의사결정기구의 역할을 한다. 하지만 다른 부족에서도 비슷한 기능을 하는데 아프간에서는 보편화돼 있으며 파키스탄에서도 아프간 접경지역에 거주하는 파슈툰족 사이에서는 보편화돼 있다.

지르가라는 용어도 파슈툰어로 '협의체', '회의', '의회'를 의미한다.

전통적으로 지르가는 의견이 대립되는 상황에 개입하게 되는데 의견이 대립되는 양측은 부족 원로나 고위 성직자에게 중재를 요청하고 중재자는 양측의 의견을 들은 뒤 부족 원로들로 지르가를 구성하게 된다.

지르가는 중재자로부터 상황에 대한 설명을 들은 뒤 토론을 거쳐 해법을 모색하고 의사결정이 이뤄지면 중재자가 이를 공표하게 되는데 분쟁의 양 당사자는 지르가의 결정사항을 수용해야만 한다.

'분쟁조정위원회' 정도의 기능으로 해석될 수 있지만 지르가는 아프간과 파키스탄에 사법제도가 구축되기 전까지 '재판소'의 역할을 하기도 했다.

이러한 점에서 다음 주 예정된 파키스탄-아프간 지르가가 21명의 한국인 인질의 안위에 결정적 변수가 될 것으로 관측되는 것이다.

지르가는 특별히 중요한 이슈를 다룰 때 소집되는 '로야 지르가(대회의)'와 아프간의 하원 격인 '올레시 지르가', 상원 격인 '메시라노 지르가'로 구분되기도 한다.

이 가운데 로야 지르가는 부족 또는 지역 원로들과 정당, 군, 종교 지도자들, 정부 관료 등 약 1천500명의 대의원이 참석하는 회의로 통상 회의기간을 따로 두지 않고 합의에 의해 이슈에 대한 해결책이 모색될 때까지 토론을 계속하게 된다.

합의에 의해 해결책을 모색하는 만큼 표결이라는 절차는 거치지 않는다.

로야 지르가에서는 외교 정책, 전쟁 선포, 집권자 승인, 새로운 이념이나 정책 도입 등으로 국가적으로 매우 중요한 이슈를 논의하며 근년에 로야 지르가에서 논의된 이슈로는 2003년 12월 아프간 신헌법 채택 검토와 2002년 6월 하미드 카르자이 현 대통령 내각 승인을 들 수 있다.

또 역사상 가장 유명한 로야 지르가는 1747년 파슈툰족 지도자들이 칸다하르에 모여 장장 9일 동안 논의한 끝에 회의기간에 단 한 마디도 발언을 하지 않은 아마드샤 두라니를 국왕으로 선출한 것으로 아마드 샤 두라니는 아프간의 '국부(國父)'로 추앙받고 있다.

디지털뉴스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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