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수라 “데뷔 늦었지만 인순이처럼 될래요”

  • 입력 2007년 8월 4일 14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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짙은 눈화장에 악기(惡氣)를 품은 금발의 여자 vs. 환한 미소에 짧은 머리로 단아함을 뿜어내는 여자. 경쾌한 ‘뽕’필의 노래 vs. 가슴을 여미는 발라드. 중성적인 외모로 차가운 느낌을 주지만 대화를 해보면 따스함이 전해진다.

신인가수 아수라(30·본명 이은지)는 만화영화 캐릭터인 아수라 백작처럼 양면성을 지니고 있다.

●산전수전 다 겪은 ‘팔방미인’

90년대 중반 MBC ‘별밤 뽐내기 대회’에 출전해 금상, 엠넷가요제 장원 수상 등 가창력을 인정받았지만 데뷔까지는 10년이 넘게 걸렸다. 2003년 여성듀오 헵시바로 잠시 활동했지만 자신의 색깔과 멀었다. 20대를 숱한 고생으로 채웠지만 와신상담 끝에 0.5집 앨범 ‘Girl作’을 내놓았다.

아수라는 집안의 반대로 힘들게 음악활동 시작했다.

무작정 혈혈단신으로 오디션을 보다 김장훈, 피플크루 등의 앨범에 피처링했으며 영화 ‘오버 더 레인보우’, 드라마 ‘한강수타령’, ‘황금사고’, ‘스마일어게인’ OST에도 참여했다. 모 레코드사에 4년간 전속됐지만 녹음만 하고 앨범이 나오지 않아 이 같은 ‘게릴라 활동’으로 가수의 꿈을 이어갔다.

“90년대 한 ‘삐삐’ 이동통신사 순회공연에서 장내 아나운서도 해봤다”는 그는 “데뷔는 늦었지만 대신 음악활동을 꾸준히 하면서 쌓아온 경험, 인맥만큼은 다른 신인보다 풍부하다”고 말했다.

아수라는 “20대 후반부터 3,40대층이 들을 음악이 없는 것 같다”며 듣기 편한 음악을 담았다고 했다.

“이쪽 세대는 솔직히 노래방가면 빠른 건 현진영이나 쿨 노래 부르잖아요. 왁스처럼 30대 이상의 성인층도 듣기 편안한 노래로 다가가고 싶어요.”

1번 수록곡 ‘그녀는 죽었다’는 7,80년대 디스코 반주가 귓가를 때린다. 두 번째 노래 ‘반성문’은 호소력 짙은 보이스와 애잔한 멜로디로 180도 다른 느낌을 준다. 3번 트랙 ‘I hate you’는 따라 부르기 쉬운 빠른 템포의 곡. 여기에 오인용의 ‘과격한’ 애니메이션 뮤직비디오가 눈길을 끈다.

●“인순이 선배님처럼 되고 싶어요”

아수라는 솔직하다. “다양한 장르를 담아내 특색이 없어 보일 수 있다”는 우문에 그는 “한 가지 장르만 하면 보는 사람들도 지겨워진다. 하나의 이미지로 굳어지는 게 나중에 변신에 장애가 되지 않느냐”고 현답을 내놓았다.

신인이면 의례적으로 감춰온 남자친구의 존재도 거침없이 털어놓았다. 오히려 그는 “앨범 속에 남자를 꾸짖는 가사가 많은데 대부분 남자친구를 향한 내용”이라고 했다. 리메이크곡 ‘저녁놀’을 제외하고 전곡을 작사했다.

‘I hate you’에는 “이제 우리 끝내자 내가 널 보내줄게. 더 이상 견딜 수가 없을 것 같아” “널 기다리는 것도 지긋지긋해” 등 공격적인 가사가 담겼다. 반대로 ‘반성문’에는 “짜증내고 실수하고 이기적인 사람 바로 나인데”라며 다소곳한 모습도 있다.

하이틴들의 앨범이 봇물처럼 쏟아지는 요즘 아수라는 30대에 데뷔하지만 포부만큼은 남다르다.

“존경하는 가수가 인순이 선배님이에요. 트로트부터 경쾌한 댄스까지 소화가 가능하시잖아요. 조피디와 함께 ‘친구여’로 인기도 얻었고. 긴 겨울잠에서 깨어난 개구리처럼 이제 폴짝 뛰어오를 준비가 됐습니다. 잠깐 하고 마는 가수가 아닌 선배님처럼 오랫동안 많은 대중들에게 편안한 가수로 사랑받고 싶어요.”

스포츠동아 정기철 기자 tomjung@donga.com

사진=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화보]‘팔방미인’ 신인 아수라 “인순이 선배님처럼 되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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