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호 브랜드’ 지고 010 시대로

  • 입력 2007년 8월 4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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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전화 번호의 앞 세 자리를 가리키는 ‘식별번호’ 중 010 번호 이용자가 곧 전체 이동통신 가입자의 절반을 넘어설 것이 확실시된다.

3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 KTF, LG텔레콤 등 이동통신 3사 가입자 가운데 010 식별번호를 이용하는 가입자는 7월 말 현재 2108만1224명으로 전체 이동통신 가입자 중 49.7%에 이르렀다.

통신업계 관계자들은 “010 이용자의 비율이 최근 매달 1.0%포인트가량 늘어나고 있어 이달 10일을 전후해 처음으로 50%를 넘을 것이 확실하다”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1997년부터 본격화된 통신회사들 간의 011(SK텔레콤), 016(KTF), 019(LG텔레콤) 등 ‘01× 브랜드’ 경쟁이 한풀 꺾이면서 ‘번호 브랜드’ 시대도 막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 2004년 이후 번호통합 정책 영향

010 이용자의 증가에는 정보통신부의 ‘010 번호 통합’ 정책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정통부는 2004년 이후 휴대전화 번호를 새로 받거나 3세대(G) 이동통신 서비스에 가입할 때는 010 번호 사용을 의무화하도록 했다.

특히 “2008년 이후 010 가입자가 80∼90%가량 되면 모든 식별번호를 010으로 강제 통합하겠다”며 식별번호 브랜드 폐지 의지까지 강하게 내비쳤다.

정통부 측은 식별번호 브랜드를 없애면 사업자 간의 동등 경쟁이 가능하고 010 가입자끼리는 식별번호를 빼고 뒤의 8자리 번호만 눌러도 통화할 수 있어 소비자 편익이 증가한다는 논리를 펴 왔다.



○ “소비자 선택권 무시” 비판도

하지만 ‘010 통합’ 정책에 대해 “소비자와 사업자의 자유로운 선택권을 무시하는 행정 편의적 발상”이라는 비판도 만만치 않다. 특히 기존 ‘01× ’식 식별번호에 강한 애착을 가진 소비자가 적지 않다는 점도 관건이다.

특히 KTF에 비해 3G 시장에 소극적인 SK텔레콤과 LG텔레콤은 정통부 측에 “2G 이동통신 서비스에 불편함을 못 느끼는 ‘01× 소비자’에게 억지로 3G의 010 서비스로 바꾸라고 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며 “기존 ‘01×’ 번호를 고수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SK텔레콤은 ‘011 프리미엄’을 지키려는 의지가 강하고 LG텔레콤도 기존 ‘01×’ 번호 가입자를 계속 끌고 가겠다는 방침이어서 010 강제 통합 시점이 정통부가 생각하는 2008년을 넘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한편 지난달 말 현재 ‘01× 식 식별변호’ 이용자 비중은 △011은 27.2% △016은 10.7% △019는 5.4% 순이다.

김용석 기자 nex@donga.com

부형권 기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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