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5·18 광주 털고…” 정동영 “광주정신 모독”

  • 입력 2007년 8월 4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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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 유력 대선주자인 손학규 전 경기지사는 3일 광주에서 “우리는 이제 더 ‘5·18’에 갇혀 있어서는 안 된다. 광주의 정신은 결코 광주 안에 갇혀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손 전 지사는 이날 광주 한 호텔에서 열린 광주·전남 경영자총협회 초청 금요조찬강연회에서 “광주 정신은 1980년에 결코 머물 수 없고, 우리는 1980년대로 돌아갈 수 없다”며 “광주를 털어버리고 세계를 향해 힘차게 나갈 때 광주 정신은 더욱 빛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손 전 지사의 이런 발언은 최근 범여권 일부 대선주자가 “전두환, 노태우가 만든 당에 들어간 게 광주 정신이냐”며 그의 정체성을 문제 삼고 나선 것에 대한 반격의 성격이 강하다.

손 전 지사는 이날 “광주 정신은 이 땅의 민주주의를 발전시킨 기초가 됐다”며 “2007년 12월 19일 대선에서 광주 정신을 발현하는 길은 한마디로 일자리 창출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나라 정치를 선도하는 광주시민들이 이명박 전 서울시장에게 압도적인 지지를 보내는 것은 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다. 이 전 시장이 뭔가 경제를 좋게 해 줄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라며 “그러나 이 전 시장은 눈에 보이는 곳에 투자를 했지만 저는 보이지 않는 미래를 위해 투자를 했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에 대해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 측은 성명을 내고 “손 전 지사의 광주 발언은 광주 정신과 민주개혁세력을 모독했다”고 비판했다. 천정배 전 법무장관 측도 “손 전 지사의 발언에 경악한다”며 “정말 털어버리고 싶은 것은 ‘지난 14년간 수구 기득권 세력의 하수인이 되어 광주를 공격했던 자신의 과거’가 아닌가”라고 공격했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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