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전자공예고 영상동아리 “영정사진 찍으며 삶 배워요”

  • 입력 2007년 8월 4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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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왁자지껄하던 동아리 친구들이 할아버지 할머니들의 영정사진을 찍을 때면 마치 다른 사람이 된 것처럼 숙연해져요.”

서울 영등포구 양평동 한강전자공예고(교장 박상춘) 광고사진과 2학년 오용준(17) 군은 ‘어르신 영정사진 찍어 드리기’ 봉사활동을 떠올리며 짐짓 진지해진다.

오 군을 포함한 이 학교 영상 제작 동아리 ‘불끈’ 회원 학생 30명은 13일부터 15일까지 충남 당진군 고대면 영전마을에서 ‘영정사진 봉사활동’을 할 예정이다.

지난해에는 학교 주변에 거주하는 노인을 대상으로 했지만 올해는 시골 노인들의 영정을 찍어 드리기로 했다. 영전마을은 지난해 6월 한강전자공예고와 자매결연한 곳이다.

정희영 동아리 지도교사는 “학생들이 평소 수업시간에 배운 ‘인물사진 찍기’를 봉사활동과 접목해 학생들이 좋아하고 노인들도 만족도가 높다”며 “또 영정사진을 찍는 과정에서 어르신들과 대화를 하며 ‘진지한 삶의 자세’를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3학년 최재훈(18) 군은 “영정사진을 찍는 어르신들 표정이 무척 밝아 봉사하는 보람을 느낀다”며 “귀가 어두운 분이 많아 큰 목소리로 사진 포즈를 유도해야 한다”고 요령을 귀띔했다.

영전마을 박정일(50) 이장은 “학생들이 봉사활동을 와 주는 것만으로도 고마운데 어르신들을 위해 영정까지 만들어 준다니 정말 고맙다”고 말했다.

김기용 기자 k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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