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제조분야 3사, 매출-시가총액 급증

  • 입력 2007년 8월 3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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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잣집 철부지 자식도 철들면 무섭다.’

삼성그룹 내에서 한동안 주목을 받지 못하던 삼성중공업, 삼성테크윈, 삼성엔지니어링 등 제조분야 3사가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삼성전자, 삼성SDI 등 전자·정보기술(IT) 분야 핵심 계열사가 최근 부진한 실적으로 고개를 숙이고 있는 반면 이들 3개사는 탄탄한 실적과 성장성을 바탕으로 그룹 내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

○ 제조 3사 매출 비중 두 배로 증가

삼성그룹 주요 20개 계열사의 2000년 대비 2006년 매출을 비교한 결과 제조분야 3개사 매출이 그룹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거의 갑절로 늘어났다.

삼성중공업의 경우 매출액이 2000년 3조5835억 원에서 지난해 6조3517억 원으로 늘어나 그룹 전체 매출 대비 비중이 2.7%에서 4.5%로 높아졌다.

같은 기간 삼성테크윈은 1조4152억 원에서 2조8687억 원으로, 삼성엔지니어링은 9815억 원에서 2조305억 원으로 각각 증가했다.

이로써 3사가 그룹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00년 4.5%에서 지난해 7.9%로 높아졌다.

이에 반해 삼성전기 매출 비중은 3.3%에서 2.3%로 줄고, 삼성SDI는 4.2%에서 4.7%로 소폭 늘어나는 데 그쳤다. 또 삼성전자 매출 비중은 지난해 41.8%로, 2004년 42.7%를 정점으로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다.

회사의 성장성을 보여 주는 주가 흐름은 더욱 인상적이다.

한국선물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엔지니어링의 시가총액은 2000년 말 920억 원에서 지난달 31일 4조3600억 원으로 4639%가량 급증해 그룹 내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이어 삼성테크윈과 삼성중공업의 시가총액도 각각 1238%, 1044%가량 증가해 그룹 내 시가총액 상승률 2, 3위를 차지했다.

○ ‘이제는 어깨 펴고 산다’

제조 3개사의 실적 호조는 조선업 호황(삼성중공업), 디지털카메라 시장 확대(삼성테크윈), 중동 플랜트 시장 활황(삼성엔지니어링) 등과 같은 호재의 영향이 컸다.

삼성그룹 안팎에서는 이 같은 긍정적인 시장 상황이 향후 몇 년간 더 이어져 3개사의 실적 호전 행진이 계속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삼성중공업은 2010년까지 약 35조 원어치의 수주 물량을 확보했으며, 삼성엔지니어링은 2010년까지 해마다 30%의 매출 증가를 예상하고 있다. 또 삼성테크윈은 방위산업 부문의 약진이 기대된다.

제조 3개사의 그룹 내 위상도 몰라보게 달라졌다. 삼성그룹 계열사의 한 홍보담당 임원은 “불과 2, 3년 전만 해도 회의석상에서 좀처럼 입을 열지 않던 제조 3사의 홍보 담당자들이 이제는 자신감이 넘쳐 보인다”며 “충만한 사기가 다시 실적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만들어 내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김창원 기자 chang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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