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조순형 박상천 민주당’이 돋보이는 이유

  • 입력 2007년 8월 2일 22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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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통합민주당(민주당)의 ‘김한길 그룹’ 의원 20명이 한 달 만에 또 보따리를 쌀 모양이다. 박상천 대표와 조순형 의원 등 민주당 사수파의 완강한 반대로 당을 미래창조대통합민주신당(신당)에 합류시키려던 막판 협상이 그제 결렬됐기 때문이다. 이로써 ‘김한길 그룹’은 6개월 새 열린우리당-중도개혁통합신당-민주당-신당 등 4개의 당적을 갖게 된다. 명분도 신의(信義)도 팽개치고 눈앞의 이익을 좇아 헤매는 이들의 모습은 정치에 대한 국민의 불신(不信)만 키운다.

그들이 가고자 하는 신당은 잡탕(雜湯) 정당이다. 14년간 몸담았던 한나라당을 뛰쳐나간 손학규 씨, 이 정권에서 누릴 만큼 누리고도 세(勢)가 불리하자 탈당한 정동영 천정배 씨, 국정 책임의 대주주(大株主)인 국무총리까지 지내고도 반성할 줄 모르는 이해찬 한명숙 씨 등이 만들려는 당이다. 정치에 기생(寄生)해 온 자칭 시민세력도 빼놓을 수 없다. 그들을 묶어 주고 있는 것은 정당 정체성의 근거인 이념과 가치의 동질성이 아니라 권력욕과 어떻게든 살아남겠다는 절박감이다. 여기에다 막판 한판승이라는 ‘2002년 대선의 추억’이 이들의 이합집산을 부추긴다.

그들은 정치적으로 연명(延命)할 수만 있다면 무슨 짓이든 할 듯한 행태를 보인다. 기꺼이 김대중(DJ) 전 대통령에게 훈수를 자청해 구태(舊態) 보스정치의 망령을 되살려내고 지역감정에도 다시 불을 붙인다. 열린우리당을 ‘100년 정당’으로 만들겠다던 사람들이 4년도 안 돼 신당 문 앞을 기웃거리고, DJ에게 머리를 조아리니 추해 보인다. 국민은 이런 사람들을 위해서도 세금을 내고 있다.

그들과는 달리 50년 전통의 민주당을 지켜내려는 박 대표와 조 의원이 돋보인다. DJ부터 ‘신당에 합류하라’고 강압하지만 이들은 버틴다. 박 대표는 “정당이란 이념과 가치를 공유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라고 반박한다. 옳다. 이런 모습을 보고 민주당에 후원금을 내겠다는 국민이 늘고 있다고 한다. 치사하지 않은 정치를 한번 해보라는 격려가 아니겠는가. 조순형, 박상천 같은 정치인이 성공해야 정치개혁이 제대로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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