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박 두 사람이 경선후보로 등록한 지 50여 일이 지났고, 8월 19일 투표일까지는 보름 남짓 남았다. 두 후보 진영은 경선 막판으로 갈수록 더 모질게 상대측을 찔러 대고 있다. 여유는 커녕 금도(襟度)를 찾아보기 어렵다. 지역별 합동연설회 첫날(7월 22일·제주)부터 볼썽사나운 폭력사태로 당 경선관리위원회가 연설회 일정 자체를 취소하는 사태를 빚더니 어제는 “이 후보 측의 일부 사조직 공조직 책임자들이 돈벼락을 맞았다” “박 후보 측이 금품살포 사건을 자작(自作)하려 하고 있다”며 진흙탕 싸움까지 벌였다.
한나라당은 국회 제1당이고 이, 박 두 후보는 아직도 여론조사에서 국민의 지지를 가장 많이 받고 있는 정치인이다. 어느 누구보다 한국정치의 미래에 대한 책임이 무거운 위치에 있다. 그런 두 사람이 국가경영의 ‘리더십 경쟁’은 제쳐 두고 허구한 날을 소모적인 의혹 공방으로 지새서야 마음 붙일 국민이 늘어나겠는가.
이 후보는 최근 검찰의 요청에 따라 DNA 검사를 받았다. ‘이 후보의 어머니는 일본인이다’ ‘이상득 국회부의장은 이 후보의 친형이 아니다’며 악성루머를 퍼뜨린 지만원 씨의 주장이 사실인지 가리기 위한 것이었다. 검사 결과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지만, 유력 대선주자가 DNA 테스트까지 받아야 하는 상황에 기가 막힌다.
이, 박 두 사람 중 한쪽은 경선에서 패할 수밖에 없지만 둘 다 국민통합에 앞장서야 할 지도자다. 당내에서조차 ‘네가 죽어야 내가 살 수 있다’는 식으로 막가서는 통합의 지도자가 될 수 없다. 이제라도 두 후보는 리더십을 보여 경선을 당과 국민의 축제로 만들어 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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