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내분? 협상단 대표 사퇴

  • 입력 2007년 8월 2일 20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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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인질 석방 협상을 위해 아프가니스탄 정부가 임명했던 협상 대표인 와히둘라 무자다디 의원이 아프간 정부와 의견충돌로 2일 사퇴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사정에 정통한 아프간 소식통은 이날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협상단 대표를 맡았던 무자다디가 사퇴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며 "아프간 정부와 불화 때문이라고 그가 말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무자다디는 전화통화를 통해 '아프간 정부가 협상 대표인 내가 요구하는 사항을 받아들이지 않으려 한다. 더는 협상단을 이끌 수 없다'며 사퇴의 이유를 밝혔다"고 말했다.

파지와크 아프간 뉴스 통신도 무자디디 협상단장이 "한국인 인질 석방을 위한 협상단 활동에 정부가 협조하기를 거부했으며, 결국 피랍자들의 운명을 놓고 벌인 교섭은 관계당국의 미온적인 태도 때문에 진전되지 못했다고 비난하며 활동 중단을 선언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이에 따라 가즈니 지역 사람들로부터도 위협을 받는 처지가 됐다며 이날 오후 1시30분(한국시간 오후 6시)에 가즈니시를 떠나 카불로 돌아간다고 선언했다고 파지와크 통신은 전했다.

무자다디는 가즈니주 출신 하원의원으로 탈레반과 협상을 이끌어왔다는 점에서 아프간 정부 내에서 이번 협상을 둘러싸고 내분이 일어난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는다.

앞서 지난달 29일 탈레반 사령관 출신 국회의원 압둘 살람 로케티 등 협상단 일부가 협상에 진전이 없다며 카불로 철수했었다.

아프간 정부가 점점 협상테이블에서 발을 빼는 형국인 셈이다.

이에 대해 아지즈 무니르 만갈 아프간 내무차관은 "협상은 계속 진행 중"이라고 답했다고 이 소식통은 전했다. 반면 파지워크 통신은, "만갈 내무차관은, 무자디디가 사임했다면 협상은 중단될 것이라고 우려했다"고 보도했다.

또 마라주딘 파탄 가즈니 주지사는 무자디디 의원이 협상단장직을 그만두겠다는 사실에 대해 모르는 일이라고 답했다.

한편 미라주딘 주지사는 이 소식통과 전화통화에서 "한국 정부 협상단이 가즈니주에 도착했다"고 말했다.

알 자지라 방송은 한국 정부와 탈레반의 대면 협상은 인질 사태 해결의 청신호라며 탈레반이 가즈니주 주도인 가즈니시티를 제외한 어느 곳에서든 한국 정부 대표단을 만날 것임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 방송은 "탈레반이 요구하는 수감자 석방은 한국 정부의 권한 밖이므로 양자 대면 협상이 이뤄진다면 몸값 협상이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디지털뉴스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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