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6의원들 마른자리만 찾나”

  • 입력 2007년 8월 2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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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류 영합인가, 현실적 선택인가.

범여권 ‘386’ 의원 중 다수가 조만간 손학규 전 경기지사 진영에 합류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386 역할론’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손 전 지사 측은 1일 “손 전 지사의 출마선언식 격인 9일 비전 선포식을 전후해 임종석 우상호 의원 등 핵심 386 의원들이 합류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손 전 지사 캠프 관계자는 “임 의원은 대변인으로, 우 의원은 후보비서실장으로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두 의원과 함께 송영길 이기우 오영식 최재성 의원 등의 이름도 거론되고 있다.

해당 의원들은 “아직 아무것도 결정된 것이 없다”거나 “고심하는 중”이라는 반응이지만 386 의원들의 ‘손학규 쏠림’ 현상은 부인하기 어려운 현실이다.

이런 386 의원들의 행보를 바라보는 범여권 내부의 시선은 ‘회의론’과 ‘현실론’이 교차하고 있다.

친노(親盧·친노무현) 대선주자를 지지하는 한 386 의원은 “이들은 호남 정서와 대세론을 따르는 것 같다”며 “젊은 정치인들이 (시류에) 영합하는 것처럼 비쳐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손학규 쏠림’에 거론되는 386 의원들 대부분이 올해 초에는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을 공개적으로 지지했다는 사실도 이들을 의혹의 눈으로 바라보게 하는 요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결과적으로 ‘될 사람’만 좇는 것 아니냐는 회의론이 대두된다. 한 범여권 관계자는 “386들은 철새처럼 하면 안 되느냐”며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민주화운동 경력과 개혁적 이미지로 국회에 진입했던 이들 386 의원이 손 전 지사의 14년 한나라당 경력을 이렇게 쉽게 용납할 수 있느냐는 의구심도 작용한다.

손 전 지사 진영 합류를 놓고 고민 중이라는 한 386 의원은 “솔직히 주위에서 ‘어떻게 한나라당에서 온 사람을 도울 수 있느냐’는 말을 들을 때마다 괴롭다”고 말했다.

반면 386 의원들의 ‘손학규 쏠림’은 어쩔 수 없는 현실적 선택이라는 반론도 있다.

‘친노’에 대한 반감을 가진 386 의원들은 1970년대 민주화운동을 하는 등 비슷한 재야 경험을 갖고 있는 손 전 지사에게 끌릴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수도권 출신의 한 386 의원은 “범여권 후보 중에 386세대의 가치와 정체성을 완벽하게 공유해 우리가 혼을 바쳐 지지할 인물은 없다”며 “그중 손 전 지사를 만나본 386 의원들이 그에게 인간적 호감을 느끼는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우상호 의원은 “386 의원들은 ‘대세에 휩쓸린다’는 말을 제일 싫어한다”며 “다만 내부적으로는 중립지대로 가자는 논의도 있다”고 말했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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