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대만 유엔 가입 추진은 중대사변”

  • 입력 2007년 8월 2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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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의 독립을 저지하려는 중국 대륙의 대응이 최근 경고 수준에서 실질적인 무력 위협 단계로 바뀌면서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긴장이 극도로 고조되고 있다.

특히 대만이 내년 3월로 예정된 대만 총통 선거에서 유엔 가입을 위한 국민투표를 실시할 움직임을 보이자 중국은 전쟁 불사를 시사하며 압박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유엔 가입 위한 국민투표는 ‘중대사변’ 해당”=차오강촨(曹剛川) 중국 국방부장 겸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은 지난달 31일 인민해방군 창설 80주년 기념행사에서 “대만 독립과 대만 독립을 초래할 ‘중대사변’을 억제할 결심과 능력,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차오 국방부장은 “대만 독립을 절대 용인하지 않을 것이며 대만을 중국에서 떼어내려는 그 누구의, 어떤 명의의, 어떤 방식의 행위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차오 부장의 발언은 대만이 유엔에 가입하거나 유엔 가입을 위한 국민투표를 벌이는 행위까지도 ‘중대사변’으로 보고 대응하겠다는 중국 지도부의 뜻을 보여 준 것으로 분석된다.

‘중대사변’이란 중국 대륙이 2005년 제정한 ‘반(反)국가분열법’ 8조에 인민해방군이 무력을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한 상태를 규정하는 말이다.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은 이날 “우리는 평화를 애호하지만 전쟁을 피할 수 없다면 신중하게 하고(신전·愼戰), 용감하게 싸워 반드시 이겨야 하고(감전·敢戰), 이를 위해 전쟁 준비를 잘 해야(비전·備戰) 한다”는 ‘3전론(三戰論)’을 제기해 차오 부장의 발언을 뒷받침했다.

▽대만, 독립과 전쟁 양면 준비=한편 대만 정부는 내년 3월경 대만 명의로 유엔에 가입할 것인지를 묻는 국민투표를 실시할 예정이다. 천수이볜(陳水扁) 대만 총통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53.3%가 ‘대만’ 명의로 유엔에 가입하는 것을 지지하고, 국민투표로 유엔 가입 여부를 결정하는 데 71.7%가 찬성한 것으로 나타나자 한껏 고무된 상태다.

이에 따라 천 총통은 중국이 무력으로 대만을 공격할 수 있다고 보고 모든 병력을 대만 섬 사수를 위해 재배치하고 있다. 대만은 지난해 말 300여 대의 전차를 수도에 집결시켜 타이베이 방어를 대폭 강화했다.

베이징=하종대 특파원 orio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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