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51기 국수전…신예의 참을성

  • 입력 2007년 8월 2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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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젊은 기사들은 나쁘게 말하면 혈기가 부족하고 좋게 말하면 놀라울 만큼 침착하다. 한국기원 연구생 시절 혹독한 승부에 오랫동안 단련돼 감정의 기복을 보여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백 38은 조훈현 9단의 뛰어난 감각. 최기훈 초단은 침착하게 흑 39로 받아준다. 만약 참고도 흑 1로 백의 약점을 추궁하려고 해도 백 6까지 외려 백을 두텁게 만들어준다. 백이 40∼44로 꾹꾹 눌러도 흑은 고분고분하다. 당한 듯한 기분이 들지만 냉정하게 따지면 흑 49에 손이 돌아가서 손해 본 게 없다는 것.

백 60으로 단수할 때 잇지 않고 흑 61로 패를 걸어간 것이 조 9단의 의표를 찌른 한 수. 백은 좌상귀에 여러 개의 팻감을 갖고 있고 흑은 없는 거나 다름없다. 그럼에도 흑이 패를 건 것은 백이 좌상귀 팻감을 쓰면 쓸수록 손해를 보기 때문. 또 백은 한 수로 이 패를 해소할 수 없다는 부담도 안고 있다. 조 9단도 백 72로 물러나는 선에서 타협한다.

최 초단은 흑 73을 맛좋게 내려놓으며 속으로 웃는다. “이 판을 놓칠 리가 없다.” 62 68…54, 65 71…55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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