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자비]버거운 일상 알고보니 버팀목

  • 입력 2007년 8월 2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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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루한 장마 후 내리쬐는 태양은 마치 불에 달궈 금방 꺼낸 인두처럼 이글거린다. 이럴 즈음이면 누구나 심신에 켜켜이 쌓인 피로와 어깨를 옥죄는 중압감에서 벗어나 조용히 쉴 곳을 찾고 싶어진다. 하지만 바위처럼 무거웠던 짐을 내려놓고 보면 ‘버거웠던 일상이 우리를 지켜 주는 소중한 버팀목이었구나’ 하는 것을 금세 깨닫게 된다. 마치 긴 장마로 물이 불어난 개울을 건널 때는 적당한 짐을 지고서 소처럼 한발 한발 건너야만 물살에 휩쓸리지 않고 건널 수 있듯 말이다.

현대 사회는 무한경쟁과 상극이라는 쳇바퀴와도 같다. 이웃 간에 따뜻한 마음을 나누고 어려움을 내 아픔으로 함께하는 아름다움은 이 쳇바퀴 안에서 사치처럼 되어 버렸고 오로지 더 높은 곳으로 오르는 것이 우리 삶의 목적이 되어 버렸다. 그러다 보니 현재 우리 삶의 모든 것이 불만족스럽고 초라해 보이는 것이다.

이런 세태를 경계하듯 증산상제님께서는 “직업에는 귀천이 없나니 성의를 다해 직업을 따르는 것이 옳거늘 조금 고달프면 이기지 못하여 ‘이 직업을 언제 모면할꼬’ 하며 괴로워하는 말을 하니 이는 제 녹을 제가 끊는 것이라. 그러므로 모든 일이 뜻대로 되지 않느니라.”(증산도 도전 9:18)라고 말씀해 주셨다.

바삐 먹은 밥에 목 막히고, 바람도 불다 그치는 것이 세상 이치다. 모든 일에는 다 그에 맞는 이치가 있다. 하늘이 비와 이슬을 짓고 폭염을 내는 것도 이치요, 무한한 공력의 소산일 것이다. 허나 이치에 어두운 우리네는 나에게 조금만 불편하면 타인뿐만 아니라 무한한 생명의 근원인 하늘에 불평을 늘어놓고 심지어 욕을 하기도 한다.

천지는 사심이 없기에 어느 한 사람에게만 부와 영화로 짠 밧줄을 던져 주지 않는다. 일상의 땀과 노력이라는 밧줄 두 가닥이 인내로 엮어지고 상생이라는 매듭이 지어질 때 무쇠 솥 같은 일상의 열기는 내 마음의 혈관에 강물처럼 시원하게 흐르며 천지는 이치대로 풍성한 열매를 밧줄에 매어 우리에게 드리워 줄 것이다.

이상일 증산도 대구 만촌도장 수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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