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정체성 검증해보자”

  • 입력 2007년 8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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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전 경기지사는 31일 전북 고창군 아산면 봉덕리 봉덕마을을 찾아 주민들과 함께 고추를 수확했다. 손 전 지사는 전북지역을 시작으로 전국 각지에서 열리는 농업경영인대회에 참석해 농업살리기 정책을 발표할 계획이다. 고창=연합뉴스
손학규 전 경기지사는 31일 전북 고창군 아산면 봉덕리 봉덕마을을 찾아 주민들과 함께 고추를 수확했다. 손 전 지사는 전북지역을 시작으로 전국 각지에서 열리는 농업경영인대회에 참석해 농업살리기 정책을 발표할 계획이다. 고창=연합뉴스
한나라당을 탈당해 6월 범여권에 합류한 손학규 전 경기지사에 대한 범여권 다른 대선주자 진영의 ‘손학규 때리기’가 이어지면서 정체성 공방이 격화되고 있다.

범여권 대선주자인 천정배 전 법무장관은 31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손 전 지사에 대해 “시장개혁 분야에서 한나라당 홍준표 의원보다 훨씬 못 미치는 친(親)재벌적 후보”라고 공격했다.

신기남 의원도 이날 “손 전 지사가 우리 진영의 대표가 되려면 진보개혁적 노선을 확고히 해야 한다”며 “한나라당과 대적해야 하는 우리가 ‘짝퉁 한나라당’으로 대선을 치를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30일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 측의 정청래 의원은 자신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린 ‘짝퉁을 경계한다’는 글에서 “김대중 전 총재가 1일1건주의 유언비어를 날조하고 있으며 정상적인 사고를 하고 있는 것인지 의아심을 떨쳐버릴 수 없다”는 손 전 지사의 11년 전 발언을 들춰냈다. 정 의원은 “(그랬던) 그가 지금은 김대중 전 대통령 햇볕정책의 수호자를 자처하며 뻔질나게 동교동을 드나들고 있다”고 맹공을 퍼부었다.

손 전 지사 캠프에 동교동계인 설훈 전 민주당 의원이 합류한 뒤 김 전 대통령의 의중이 손 전 지사를 향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자 즉각 견제구를 날린 것.

다만 정 전 의장은 31일 오전 기자간담회에서 “사람마다 걸어온 길이 다르고 생각이 다르다”며 “정책토론회가 시작되면 자신이 걸어온 길과 생각, 정책을 올려놓고 논쟁과 토론을 벌이지 않겠느냐”고 한발 비켜갔다.

이에 손 전 지사 측은 이날 “일일이 반응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상대의 네거티브 전략에 반응하면 진흙탕 싸움에 휘말린다는 판단 때문.

특히 미래창조대통합민주신당(신당)의 실무진에 손 전 지사의 사실상 대선외곽조직인 선진평화연대 측이 대거 참여한 것으로 알려지자 ‘신당이 손학규당 아니냐’는 의구심마저 높아가는 상황에서 또 다른 논쟁의 불씨를 제공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특보단에 합류한 열린우리당 탈당파 일부 의원은 강경 대응을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의원은 “이젠 할 말을 해야겠다. (범여권에) 들어오라고 난리칠 때는 언제고 이제 와서 정체성 운운하느냐…. 염치가 있어야지”라며 흥분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9일 손 전 지사의 대선 출마 선언 이후 본격적인 노선 투쟁이 전개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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