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백두산 한국인 호텔 강제 철거

  • 입력 2007년 8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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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산을 개발 중인 중국 지린(吉林) 성 산하 창바이산(長白山·백두산의 중국명) 보호개발구 관리위원회(관리위)가 한국인이 경영하는 호텔을 전격적으로 강제 철거했다.

백두산 북쪽 등산로에서 온천별장(법인명 길림장백산관광건강오락유한공사) 호텔을 운영 중인 박범용(53) 사장은 31일 “관리위가 지난달 30일 오후 전화로 다짜고짜 철거 동의 여부를 물어 거부했더니 이날 오후 4시 10분경 인부와 경찰 각각 20∼30명씩 50여 명을 동원해 강제철거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관리위는 이날 호텔 철거를 거부하는 박 사장 부부를 강제로 연행해 관리위가 운영하는 식당에 감금한 뒤 호텔의 집기를 모두 꺼내고 트럭 4대와 굴착기 1대를 동원해 철거작업을 벌였다. 관리위는 날이 저물자 오후 8시 반경 철거작업을 중단한 뒤 박 씨 부부를 풀어 줬다.

관리위는 6월 22일 “박 사장이 운영하고 있는 이 호텔이 불법 건물인 데다 허가 없이 증축이 이뤄졌다”며 철거를 통보했다. 박 사장은 이에 불복해 관리위에 철거 결정을 재고해 달라는 재심신청서를 제출해 놓은 상태였다.

관리위는 지난해 9월 백두산 북쪽 등산로의 매표소 안에 있는 숙박시설을 지난해 말까지 철거하겠다고 통보한 바 있다. 그러나 실제로 철거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재 매표소 안에는 이날 철거가 시작된 호텔 등 박 사장이 운영하는 호텔 2개 외에 지린천상온천관광호텔(대표 이대봉), 대우호텔(중국은행, 한국자산관리공단 공동 소유), 장백산국제관광호텔(대표 박정인)이 있다. 박정인 사장은 북한 국적의 재일교포다.

베이징=하종대 특파원 orio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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