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산 북쪽 등산로에서 온천별장(법인명 길림장백산관광건강오락유한공사) 호텔을 운영 중인 박범용(53) 사장은 31일 “관리위가 지난달 30일 오후 전화로 다짜고짜 철거 동의 여부를 물어 거부했더니 이날 오후 4시 10분경 인부와 경찰 각각 20∼30명씩 50여 명을 동원해 강제철거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관리위는 이날 호텔 철거를 거부하는 박 사장 부부를 강제로 연행해 관리위가 운영하는 식당에 감금한 뒤 호텔의 집기를 모두 꺼내고 트럭 4대와 굴착기 1대를 동원해 철거작업을 벌였다. 관리위는 날이 저물자 오후 8시 반경 철거작업을 중단한 뒤 박 씨 부부를 풀어 줬다.
관리위는 6월 22일 “박 사장이 운영하고 있는 이 호텔이 불법 건물인 데다 허가 없이 증축이 이뤄졌다”며 철거를 통보했다. 박 사장은 이에 불복해 관리위에 철거 결정을 재고해 달라는 재심신청서를 제출해 놓은 상태였다.
관리위는 지난해 9월 백두산 북쪽 등산로의 매표소 안에 있는 숙박시설을 지난해 말까지 철거하겠다고 통보한 바 있다. 그러나 실제로 철거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재 매표소 안에는 이날 철거가 시작된 호텔 등 박 사장이 운영하는 호텔 2개 외에 지린천상온천관광호텔(대표 이대봉), 대우호텔(중국은행, 한국자산관리공단 공동 소유), 장백산국제관광호텔(대표 박정인)이 있다. 박정인 사장은 북한 국적의 재일교포다.
베이징=하종대 특파원 orio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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