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번에도 ‘조용한 대응’

  • 입력 2007년 8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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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인질 심성민 씨가 살해된 뒤 미국 정부는 원칙론만을 거듭 강조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미영 정상회담 후 “테러범과는 협상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밝혔다. 이는 오랫동안 굳어진 미국의 대외정책 원칙을 재확인한 것으로, 부시 대통령이 한국인 인질사태를 구체적으로 거론하지는 않았다.

톰 케이시 국무부 부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한국인 인질의 가족이나 한국 정부 모두에 지금은 분명 힘겨운 시간”이라며 “한국 정부의 인질구출 노력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이 논평은 심 씨가 살해된 사실이 보도되기 전에 나왔다.

케이시 부대변인은 송민순 외교부 장관과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이 전화로 ‘신중한 접근’ 원칙을 확인했다는 말도 전했다.

지난 열흘간 미 행정부는 줄곧 한국인 인질 문제에 ‘조용한 대응’ 전략을 유지해 왔다. 워싱턴 외교소식통은 “사태 발생 직후 미국 정부가 한국에 ‘공개 언급을 자제하겠다. 미국의 대테러 전략이란 틀에서 이해해 달라’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다른 소식통은 “한국 군 당국도 미국 정보위성을 통해 탈레반 인질범의 동선이나 위치를 정확히 파악하고 있다”며 한미공조에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워싱턴은 일각에서 제기되는 ‘미국 책임론’이 한국 대선 정국에 확산될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워싱턴=김승련 특파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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