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극단행보 배후는 오마르?

  • 입력 2007년 8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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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 피랍 한국인 석방 협상을 탈레반 최고지도부가 직접 지휘한다?

탈레반 측 대변인 카리 유수프 아마디는 지난달 30일 협상 시한을 4시간 연장하면서 “지도자위원회(Taliban Leadership Council)에 의해 승인된 것”이라고 밝혔다. 또 “최종 시한 때까지 우리 요구가 관철되지 않으면 지도자위원회가 인질들의 운명을 재고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마디는 두 번째 한국인 희생자가 발생한 뒤 협상 시한을 다시 연장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지도자위원회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며 답변을 유보했다.

아마디 말대로 탈레반 최고지도부인 지도자위원회가 인질 협상의 결정권을 쥐고 있다면 지도자위원회를 이끄는 물라 마무드 오마르가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점에서 협상 관계자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그는 국제테러조직 알 카에다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극단 강경론자. 9·11테러 직후에는 “미국을 멸망시키는 것이 신의 뜻”이라고 주장했다. 미국은 그의 체포에 현상금 1000만 달러를 내걸었다.

그는 탈레반 집권기에 이슬람 근본주의에 따른 ‘공포정치’를 주도했다. 바미안 석불을 파괴하고 여성들의 교육 금지, 영화관과 오락실 폐쇄를 강제했다.

‘얼굴 없는 은둔자’로 불리는 그는 정권 붕괴 후 파키스탄으로 도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과거 소련군과의 전투에서 한쪽 눈을 실명한 그에겐 부상 당시 직접 파편을 뜯어내고 눈을 꿰맸다는 ‘전설’이 따라다닌다.

오마르가 인질 협상에 실질적으로 개입할 경우 탈레반이 더 강경한 쪽으로 선회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실제 아마디는 두 번째 인질을 살해한 뒤 “인질 살해 주기가 더욱 빨라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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