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에 따르면 엄 씨는 D조선업체의 기술기획팀장으로 일하던 지난해 1월부터 2월까지 회사의 지식관리시스템에 접속해 공정도, 설계완료보고서와 선박 69척의 완성도 등 11만여 개의 파일을 미리 준비한 외장형 하드디스크에 저장했다.
엄 씨는 지난해 12월 중국 산둥(山東) 성 칭다오(靑島) 시 경제발전투자국과 합작으로 중국에 조선소 건립을 추진하고 있는 국내 선박설계 전문업체인 M중공업에 부사장으로 들어간 뒤 빼돌린 정보를 갖고 7월 말경 중국으로 출국하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엄 씨가 빼돌린 D사의 화물선 완성도 파일은 M사와 칭다오 시 합작회사가 수주한 화물선 설계에 참고 도면으로 사용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엄 씨가 빼돌린 기술이 유출됐을 경우 해당 조선업체는 수주 물량 감소로 향후 5년 동안 35조 원 상당의 손실을 입고, 중국은 한국과의 조선 기술 격차를 2, 3년 좁혔을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 관계자는 “7월 초 국가정보원 산업기밀보호센터에서 첩보를 입수했다”며 “조선 분야에서 유출 시도가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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