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귀농 유강선씨 “블루베리 덕에 푸른 꿈 이뤘어요”

  • 입력 2007년 8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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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스럽게 익은 블루베리를 볼 때마다 농촌으로 돌아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힘든 때도 많았지만 결국 꿈을 이뤘습니다.”

31일 오후 충북 청원군 북이면 서당리에 있는 1만1500m² 규모의 유기농 블루베리 농장 ‘B&B’. 농장주 유강선(40·사진) 씨는 검푸른 블루베리를 따느라 손길이 바빴다.

유 씨 농장에서 생산된 블루베리는 세계적 청과업체 돌(Dole)을 통해 서울의 유명 백화점과 대형 할인마트 등에서 판매된다. 100g에 9000원 정도의 높은 가격을 받는데도 인기가 높다. 한국의 연간 블루베리 생산량의 절반 이상이 그의 농장에서 나온다.

유 씨는 1996년 대학을 졸업한 뒤 수원에서 작은 광고기획사를 운영하며 주말마다 고향인 서당리에 내려와 재미 삼아 조금씩 블루베리를 키우다 2005년 귀농을 선택했다.

하지만 직업으로서 농사는 쉽지 않았다. 귀농해 처음 심은 3000여 그루 중 1000여 그루가 말라죽었다. 이유조차 알 수 없었다.

난관에 부닥친 유 씨는 미국, 핀란드의 블루베리 재배농가 홈페이지에 실린 재배법을 찾아 밤을 새우며 공부했다. 이미 블루베리 재배에 성공한 일본 도쿄대 농대에 무작정 찾아가 떼를 쓰며 재배법을 물었다.

1년 이상 고생한 끝에 그는 결국 한국의 토양과 기후에 맞는 재배법을 찾아냈다.

때마침 한국에서 블루베리 생산자를 물색하던 돌의 한국법인 돌코리아가 유 씨를 찾아왔고 지난해 10월 유 씨 농장에 2016년까지 7억5000만 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돌이 한국의 과수농가에 직접 투자해 과일을 생산하는 것은 처음이었다.

유 씨는 2010년까지 33만 m²의 블루베리 생산단지를 만들어 2012년에는 연간 100t의 블루베리를 생산할 계획이다. 그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상황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지만 경쟁력 있는 틈새를 잘 노리면 위기는 곧 기회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청원=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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