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237>手援天下

  • 입력 2007년 8월 1일 03시 00분


코멘트
맹자 시대에는 남녀가 직접 손을 잡는 것이 예의에 어긋난다고 생각했다. 그의 제자가 맹자에게 형수가 물에 빠지면 어떻게 하느냐고 물었다. 맹자는 형수의 손을 잡아 건져내야 하며, 건져내지 않는다면 그는 짐승 같은 사람이라고 대답했다.

제자가 예의에 어긋난다고 이상하게 여기자 맹자는 이런 행동이 바로 융통성이라고 말해 주었다. 제자는 이런 대답을 기다렸다는 듯이 지금 천하가 혼란스러운데 선생님은 왜 천하를 구하러 나서지 않느냐고 물었다. 맹자는 대답했다. 물에 빠진 사람은 손으로 구한다. 그러나 천하는 道로 구한다. 너는 지금 천하를 손으로 구하라는 말인가?

여기에서 手援天下(수원천하)라는 말이 나왔다. 手는 손이라는 뜻인데 이로부터 솜씨, 수단, 계략이라는 뜻이 생겼다. 手腕(수완)은 재주, 계교, 술수라는 뜻이다. 腕은 원래 손목이나 팔뚝이라는 뜻인데 이로부터 솜씨라는 의미가 나왔다. 援은 당기다라는 뜻이다. 물이나 불로부터 사람을 구할 때는 먼저 당기는 행동을 하게 되므로 이로부터 구하다라는 의미가 생겼다. 援護(원호)는 구하고 보호하다라는 말이다. 이상의 의미를 정리하면 手援天下는 손으로 천하를 구하다라는 말이 된다. 천하를 손으로 구할 수는 없다. 그러므로 결국 手援天下는 사물의 핵심을 알지 못함을 나타낸다.

대통령을 하겠다는 사람이 많이 나온다. 옛날식으로 말한다면 그들은 나라를 구하려 한다. 무엇이 나라를 구하는 핵심일까? 경제 외교 개혁 민주화가 나라를 구하는 핵심일까? 나라를 구하는 핵심은 합리적 사고력과 합리적 행동과 그것을 실천할 수 있는 능력이 아닐까? 합리적 사고를 가진 사람은 능력 있는 사람을 등용하여 위와 같은 일을 모두 해낼 수 있으며 합리적 사회를 만들어 갈 수 있다. 手援天下-손으로 나라를 구할 수는 없다.

허성도 서울대 교수·중문학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