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 전자호구 도입 물건너가나

  • 입력 2007년 7월 20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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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도 판정의 공정성을 위해 추진되고 있는 전자호구 도입을 둘러싼 논란이 거세게 일고 있다. 3월 태권도 전자호구 시범대회 장면. 동아일보 자료 사진
태권도 판정의 공정성을 위해 추진되고 있는 전자호구 도입을 둘러싼 논란이 거세게 일고 있다. 3월 태권도 전자호구 시범대회 장면. 동아일보 자료 사진
“전자호구는 몸통과 손, 머리에 착용하는 게 불편하고 센서 오작동도 적지 않더라고요. 기존의 심판이 정교하게 판정하는 게 더 좋을 것 같아요.”

5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웰터급(67kg 이하)에서 우승한 여자 태권도 세계 최강자 황경선(21·한국체대)의 얘기다. 전자호구는 첨단 전자칩을 머리 및 몸통 보호구에 부착해 타격할 때 득점 여부를 표시하는 장치.

세계태권도연맹(WTF)이 태권도를 올림픽 종목으로 유지하기 위한 개혁의 하나로 도입한 전자호구의 효용성 논란이 일고 있다. 전자호구를 타격하는 부위에 따라 센서가 제대로 인식 못하는 등 문제점이 아직도 개선되지 않은 탓이다.

WTF는 올해 3월 태권도 시범경기에서 전자호구의 문제가 있어 5월 세계선수권 및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도입이 어렵다고 결정했고 국제올림픽위원회(IOC)도 이를 수용했다.

하지만 WTF는 태권도의 공정성을 위해 전자호구 도입이 꼭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이를 위해 WTF는 지난해 9월 전자호구 제작업체 라저스트사를 공식후원업체로 지정한 데 이어 최근 대형스포츠용품업체 A사와 스페인 업체 등 2곳의 전자호구도 각종 테스트를 거쳐 후원업체로 추가 계약할 방침이다.

WTF 강석재 홍보부장은 “전자호구의 문제점을 보완해 2009년 덴마크 코펜하겐 세계선수권대회와 2012년 런던 올림픽에 도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WTF는 전자호구의 무게를 줄이고 득점 인식도 정확히 하도록 보완할 계획. 그러나 전자호구 도입 시기가 2년 넘게 늦어지면서 선수들만 혼란스럽게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 태권도 80kg 이상급 우승자이자 내년 베이징 올림픽 출전을 준비 중인 문대성(31·동아대 감독)은 “태권도에서 정확한 점수를 매길 수 있다면 전자호구의 도입은 필요하다. 다만 선수들과 문제점을 종합적으로 논의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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