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미군의 미래? 한국을 보라”

  • 입력 2007년 5월 31일 20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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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군과 미군의 관계도 한국 모델을 따르면 되지 않겠는가."

이라크 침공이 결국은 중동민주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주장하기 위해 '한국을 보라'는 논리를 즐겨 사용해온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이번엔 이라크 주둔 미군의 미래를 주한미군에 비유했다.

부시 대통령을 비롯한 미 행정부 인사들은 지난해 가을부터 "(미군의 참전으로 공산주의의 침략을 막아낸) 한국의 번영과 민주주의를 보라. 이라크도 한국처럼 될 수 있다"는 논리를 자주 펴왔다.

토니 스노우 백악관 대변인은 30일 이라크 주둔 미군의 장래를 묻는 질문에 "부시 대통령은 (최근 외부 인사 접견에서) 한국 모델에 비유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즉 한국에서 주한미군이 한국군을 지원하며 북한의 위협에 맞서 안보를 담보해주는 역할을 하듯 이라크 주둔 미군도 그런 존재로 남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미국 기자들이 "주한미군처럼 50년 이상 주둔할 계획이란 뜻이냐"고 따져 묻자 스노우 대변인은 "그렇지는 않다. 북한은 핵개발에서 볼 수 있듯이 지속적으로 위협이 되어 왔지만 이라크가 미래에 안게 될 안보상황은 종류가 다르다"고 설명했다.

백악관은 "한국모델 비유의 핵심은 이라크군이 주도하고 미군은 유사시 안보를 담보해주는 지원자가 된다는 점에 있다"고 강조했지만, 미국 언론들은 "이라크 전쟁이 끝난 뒤에도 한국처럼 기지를 둬서 일정한 병력을 주둔시키겠다는 구상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했다.

한편 부시 대통령이 1월에 밀어붙인 미군 2만1500명 증강계획의 실행이 완료돼 이라크 미군이 15만명으로 늘어났다. 미군은 이달 들어서만 116명이 전사해 2004년 11월(137명 사망) 이후 2년 반 만에 월간 사망자가 가장 많았다. 이라크전 개전이래 29일까지 미군 사망자는 3467명으로 집계됐다.

워싱턴=이기홍특파원 sechep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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