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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도연 ‘고통의 끝’에서 ‘칸의 여인’이 되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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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도연 ‘고통의 끝’에서 ‘칸의 여인’이 되기까지

입력 2007-05-30 19:58수정 2009-09-27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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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과 절망의 끝에서 그녀는 한줌 햇살을 움켜쥐었다. 바로 어제인 29일 금의환향한 ‘칸의 여인’ 전도연의 이야기다.

30일 오후4시30분 서울 압구정CGV에서 열린 영화 ‘밀양’의 특별 기자간담회장. 칸이 반한 사랑스러운 콧소리는 여전했지만 그녀의 양팔에는 영광의 순간을 증명하듯 빛나는 트로피가 당당히 안겨 있었다. 하지만 우리의 ‘세계적인 여배우’는 자신을 향한 취재진의 폭발적인 관심이 어색한 지 손 흔드는 것 조차 머쓱해하며 함께 자리한 이창동 감독과 송강호를 번갈아 바라보곤 함박 웃음만 터트렸다.

23일 개봉한 ‘밀양’에서 자식을 잃은 슬픔으로 처참히 무너지는 여인 ‘신애’를 완벽하게 연기한 전도연은 배우 인생에서 ‘겨우’ 10번째 작품인 ‘밀양’으로 제60회 칸 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며 국내를 넘어 명실상부 ‘월드스타’로 발돋움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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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출연 제의를 받았을 땐 ‘자신이 없다’는 이유로 정중히 거절했던 그녀. ‘신애’가 처한 어마어마한 상처의 늪이 너무 깊었기 때문이란다. 그러나 전도연은 “시나리오 상에선 도저히 이해 안되던 감정들이 감독님의 몇 마디 말을 듣자 가슴에서 느껴지기 시작했다”며 “‘신애’의 고통을 경험하고 고통의 끝이 어딘지 부딪히고 싶었다”고 ‘밀양’과의 첫만남을 떠올렸다.

망설이다 ‘신애’에게 5개월간 푹 빠져 지독한 성장통을 앓은 전도연. 칸으로 출국할 당시만 해도 “마음을 비우고 부담을 덜고 그간의 고생을 잊고 즐기자는 마음으로 홀가분하게 떠났다”고 솔직한 심정을 밝혔다.

현지에서의 공식 시사 후 해외 언론들의 쏟아지는 극찬 탓에 만나는 사람마다 수상 인사만 해 ‘부담이 커 도망 다녔다’는 그녀는 폐막식 날 막상 자신의 이름이 호명되자 머릿속이 하얗게 돼 아무런 생각도 나질 않았다며 배시시 웃어 보였다.

“기쁘고 영광스럽다는 말로 다 표현이 될까요. 그보다 더 크게 표현할 수 있는 말이 있다면 좋겠는데 생각나는 말이 ‘기쁘고 영광스럽다’뿐이네요. 제 이름이 호명됐을 땐 머릿속이 하얗게 돼 다음날 비행기를 타서도 멍했어요. 그냥 혼자 ‘나한테 무슨 일이 있었나’ 그랬던 것 같아요. 아하.”

전도연은 “칸에서도 세계 영화제에 처음 참석한 배우가 수상까지 이뤄내 무척 놀라는 반응이었다”면서 “다들 기적 같은 일이 벌어졌다고 말하더라”고 설레는 목소리로 따끈따끈한 분위기를 전했다.

“도착하자 마자 남편하고 둘이서만 보냈다. 조용히 가족과 지내고 싶더라”라며 신혼다운 고소한 깨 냄새를 풍긴 전도연은 “남편이 그냥 기특하고 장하다고 했어요. ‘앞으로 잘 모시고 살아야겠다’고 농담처럼 그래요. 참, 트로피를 보고 정말 좋아했어요”라고 까르르 대며 이제 나락에서 빠져 나와 행복의 절정을 맛보는 중이다.

하지만 ‘소박한’ 전도연은 아직 ‘월드스타’의 왕관이 무겁다며 재차 손사래를 친다. “공항에 들어오면서 처음 들었던 말이 ‘월드스타 전도연’이었는데 글쎄요”라고 곰곰히 생각에 잠긴 그녀는 “그런 생각도 안해봤고 일부러 안하려 한다. 월드스타가 되겠다는 목표도 없을 뿐더러 저는 아직 한국에서 할 일이 더 많다. 이제 앞으로가 중요하다”며 겸손함을 내비쳤다.

“칸의 관례가 상을 받으면 심사위원 한분 한분에게 인사를 해야 한대요. 그 가운데 장만옥이 있었어요. 보자마자 너무 좋아하는 팬이라고 말했지 뭐에요. 장만옥이 내 영화를 봤다는 사실만으로도 너무 들떠서 나중에 서울 오면 꼭 한번 보자고 약속도 했어요. 장만옥을 가까이에서 만나 얘기했다니 영화제 오길 정말 잘했죠. 하하.”

‘칸의 여인’ 전도연에겐 수상의 기쁨보다 홍콩스타 장만옥과 마주친 ‘사건’이 더 인상 깊었나보다. 미주알고주알 장만옥과의 만남을 털어놓는 그녀에겐 국제무대를 휘어잡은 ‘월드스타’의 명성이 아닌, 이웃집 누나 같은 ‘배우’의 껍질이 가장 잘 어울린다.

스포츠동아 이지영 기자 garumil@donga.com
사진=동아일보 김미옥 기자 sal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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