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까다로운 재건축 대신 리모델링을”

  • 입력 2007년 5월 30일 07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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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 5월 입주가 시작된 인천 남동구 구월동 신세계아파트(700가구)는 주변 지역에서 ‘최고령’ 아파트 단지로 꼽힌다.

인근 구월 주공아파트 단지는 재건축사업으로 전국 최대 규모인 1만3000여 가구로 탈바꿈해 7월경부터 입주가 본격화된다.

이들 신축아파트에 비해 신세계아파트의 매매가는 형편없이 낮은 실정이다.

신세계아파트 주민들은 재건축을 시도하려다 아파트를 전면 개·보수하기로 결정했다. 인천 최초로 11일 리모델링 주택조합 설립인가를 받은 것.

24, 28, 34평형인 아파트가 35, 40, 50평형으로 각각 늘어나고 주차장이 있던 지상 1층을 공원, 녹지, 휴식공간으로 바꾸는 리모델링 공사에 들어간다. 새 주차장은 터파기 공사를 통해 지하 1, 2층에 조성된다.

아파트 골조만 그대로 둔 채 신축공사와 다름없는 대대적인 개·보수 작업이 이뤄진다.

주민들은 아파트 증축 비용을 평당 300만 원에 공용 건설비를 포함해 가구당 1억5000만 원 안팎으로 예상하고 있다.

7월경 공개입찰로 시공사를 선정한 뒤 사업승인 등 행정절차를 거쳐 이르면 2009년 말경 공사를 완료할 계획이다.

이 아파트 이영복 리모델링주택조합장은 “수돗물에서 녹 냄새가 나는 등 시설 전체가 노후해 유지 보수가 필요하다는 안전진단을 받았다”며 “주민들이 재산 증식 목적이 아닌 쾌적한 주거환경 조성을 위해서는 리모델링이 더 적합하다는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인천에선 요즘 사업 추진 조건이 까다로운 재건축사업보다 리모델링사업에 관심을 보이는 아파트 단지가 많아지고 있다.

인천 남구 관교동 S, D아파트 단지에서는 리모델링사업을 위한 주민 설문조사가 실시되고 있다. 수천 가구에 이르는 이들 아파트는 시외버스터미널, 백화점, 문학경기장 등 상권 중심지와 맞붙어 있으나 1980년대 말∼1990년대 초 입주가 이뤄져 시설이 낡은 상태다.

D아파트 입주민 손모(46) 씨는 “리모델링을 하면 아파트 매매가가 오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지만 한꺼번에 목돈을 들여야 해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부평구 부개동 대동아파트와 삼산동 삼보아파트, 남동구 간석동 극동아파트는 리모델링 추진위원회를 결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아파트 주변엔 대단위 신축 아파트 단지가 조성됐거나 조성 중이다.

재건축이 쉽게 이뤄지려면 신축된 지 40년이 지나거나 안전진단을 통해 재건축 판정을 받아야 한다.

이런 조건을 갖추지 못했지만 건축된 지 30년 안팎인 아파트 단지들이 리모델링을 선호하는 추세다.

인천시 관계자는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하려면 신축된 지 15년 이상 지나야 하고 입주민 3분의 2 이상의 동의를 얻어 조합을 설립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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