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작품 못 잊어… 우리 돌아왔어요”

  • 입력 2007년 5월 30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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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바다와 양산’으로 3년 만에 다시 뭉친 남명렬, 예수정, 박지일, 이정미(왼쪽부터). 사진 제공 모아엔터테인먼트
연극 ‘바다와 양산’으로 3년 만에 다시 뭉친 남명렬, 예수정, 박지일, 이정미(왼쪽부터). 사진 제공 모아엔터테인먼트
‘바다와 양산’ 초연 배우 4명 3년 만에 재공연

“나, 잊어버리면 안 돼요.”(연극 ‘바다와 양산’ 중에서)

2004년 연극 ‘바다와 양산’의 초연에 출연했던 주연배우 예수정 남명렬 박지일 이정미가 3년 만에 다시 뭉쳤다. 2004년 9월 서울 아룽구지소극장에서 공연된 ‘바다와 양산’이 29일부터 다음 달 24일까지 서울 종로구 혜화동 사다리아트센터에서 무대에 오른다. 개성 넘치는 연기로 연극계에서 섭외가 잇따르는 네 사람이 빡빡한 일정을 조절해 “이 작품으로 무대에서 또 만나자”던 약속을 이룬 것이다.

박지일은 “2005년 말 출연진이 함께 술을 마시며 ‘내년에 다시 공연하자’고 말했지만 서로 일정이 맞지 않아 불발됐다”며 “1년을 더 기다리며 학수고대했던 만큼, 초연 때보다 훨씬 농익은 작품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2004년 공연을 마친 뒤에도 서로 집에 놀러가거나 함께 연극을 보러 다니는 등 그동안 꾸준히 친목을 다져 왔다.

경남의 작은 어촌을 배경으로 한 ‘바다와 양산’은 말기 암 환자 아내 김정숙(예수정)과 무뚝뚝하지만 속정이 깊은 소설가 남편 최준모(남명렬)가 3개월밖에 남지 않은 두 사람의 시간을 함께 정리하는 내용이다. 쾌활한 성격의 주인집 부부 정순배(박지일)와 유화자(이정미)는 걸쭉한 경상도 사투리의 대화로 극에 재미를 더하며 감초 역할을 한다.

송선호가 연출한 이 연극은 2004년 동아연극상 작품상과 한국연극평론가협회 ‘올해의 베스트 3’, 2005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올해의 예술상’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바다와 양산’은 가슴 아린 이별의 슬픔을 눈물이나 감정을 폭발시킨 한(恨) 대신, 담백한 대사와 소소한 일상으로 표현해 호평을 받았다.

일본 극작가 마쓰다 마사다카(松田正隆)가 쓴 원작은 1996년 기시다 구니오(岸田國夫) 희곡상을 수상했다. 이번 작품에서 톡톡 튀는 경상도 사투리의 언어적 효과처럼, 일본 원작에서는 부드러운 발음이 특징인 규슈 지역 방언을 활용해 소시민의 삶을 잘 반영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1만5000∼3만 원. 02-744-0300

남원상 기자 surre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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