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대운하 하면 수질 좋아져” 朴“대처처럼 나라 구하겠다”

  • 입력 2007년 5월 30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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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선결과에 승복할 것을…” 5인 서약 한나라당 대선주자들의 전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고진화 원희룡 의원, 박근혜 전 대표, 이명박 전 서울시장, 홍준표 의원(왼쪽부터)이 29일 광주 서구 5·18기념문화관에서 열린 경제분야 정책토론회에 앞서 박관용 경선관리위원장(오른쪽)에게 ‘공정 경선’을 서약하고 있다. 광주=이종승  기자
“경선결과에 승복할 것을…” 5인 서약 한나라당 대선주자들의 전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고진화 원희룡 의원, 박근혜 전 대표, 이명박 전 서울시장, 홍준표 의원(왼쪽부터)이 29일 광주 서구 5·18기념문화관에서 열린 경제분야 정책토론회에 앞서 박관용 경선관리위원장(오른쪽)에게 ‘공정 경선’을 서약하고 있다. 광주=이종승 기자
이명박 공약 4명의 생각은

朴“江죽고 사람도 죽어”

洪“재원조달 가능한가”

元“국민 반대해도 하나”

高“나라 결딴내는 결단”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29일 경제분야 정책토론회에서 자신의 핵심 공약인 ‘한반도 대운하’에 대한 다른 주자들의 집중 질문 공세를 받았다.

토론 때 이 전 시장에게는 11차례 질문이 쏟아져 박근혜 전 대표보다 2배가량 많았다. 이 전 시장은 질문을 받을 때마다 웃으며 “좋은 질문이다. 그동안 제대로 설명할 기회가 없었는데…”라며 자신의 생각을 조목조목 밝혔다.

고진화 의원은 대운하에 대해 “물을 가두면 썩을 수밖에 없다. 생태계를 단절하는 대재앙으로 나라를 결딴 내는 결단을 내리지 말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전 시장은 “아주 초보적으로 생각하면 그게 가장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운하는 환경 파괴가 아니다. 물이 썩는 것은 오염된 물질이 강으로 유입되기 때문으로, 물이 갇혀 있다고 더럽고 흐르면 깨끗하다는 말은 맞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홍준표 의원은 “18km밖에 안 되는 경인운하 비용만 1조8000억 원이고 예산 손실도 많은데 530km의 운하가 가능하겠느냐”고 물었다. 이 전 시장은 “경인운하는 18km 전부 육지를 뚫는 것이기 때문에 비용이 많이 드는 것으로 나도 반대한다”며 “하지만 경부 대운하는 기존의 강을 그대로 쓰고 한강과 낙동강을 잇는 부분 연결 비용만 들기 때문에 문제가 안 된다”고 답했다.

이 전 시장은 ‘식수원이 오염된다’는 지적에 대해 “정부는 2015년까지 낙동강과 한강의 수질 보존을 위해 20조 원을 투자할 계획이고 그 이후 또 수십조 원을 투입해야 하는 실정”이라며 “운하야 말로 근본적인 수질대책”이라고 주장했다.

박 전 대표는 “21세기에 운하를 파서 국가경쟁력을 높이는 게 타당성이 있느냐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다. 강물이 죽으면 사람도 죽는 것”이라며 환경오염 문제를 제기했다.

원희룡 의원이 “국민이 반대해도 추진할 것이냐”고 묻자 이 전 시장은 “국민의 의사에 반하고 환경에 반해 할 수 있는 사업은 아무것도 없다”며 “운하가 환경을 살리고 물을 맑게 한다는 것을 (국민에게) 알리고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박 전 대표는 이 전 시장의 ‘국제과학비즈니스 도시’ 건설 공약에 대해 “우리 현실에서는 대구와 광주 등에 있는 기존의 과학도시에 집중 투자하는 게 새 도시를 만드는 것보다 효과적이지 않느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이 전 시장은 “현재의 과학 시스템으로는 21세기 과학기술의 성장 동력을 만들어 낼 수 없다”며 “지금보다 한 단계 뛰어넘는 과학도시라야 원천기술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말했다.

광주=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

박근혜 공약 4명의 생각은

李“세출줄일 방법 뭔가”

洪“20년전 리더십일뿐”

元“대처때 실업률 악화”

高“열차페리 무용지물”

한나라당 경제 분야 정책토론회에서 박근혜 전 대표에게는 그의 핵심 공약인 △‘줄푸세’(세금과 정부 규모 ‘줄’이고, 규제 ‘풀’고, 법질서 ‘세’우자) 정책 △‘대처리즘’을 통한 기강 확립 △열차페리 공약에 대한 공격이 집중됐다.

다른 주자들은 박 전 대표가 마거릿 대처 영국 전 총리의 정책을 근간으로 ‘대처리즘’을 표방하는 것을 집중 겨냥했다.

홍준표 의원은 “대처리즘은 20년 전의 리더십으로 이로 인해 영국이 엄청난 국가적 손실을 봤다”며 “노조와 싸우는 것보다는 아일랜드처럼 대타협을 하는 게 옳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박 전 대표는 “지난 10년간 법을 지키지 않고 떼를 쓰면 통하는 사회가 됐다. 법을 지키는 사람이 손해 봐서는 선진국 진입이 불가능하다”며 “노사문제는 기본적으로 노사 자율에 맡겨야 하지만 노건 사건 모두 불법 행위는 엄정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원희룡 의원도 “대처 전 총리 시절 영국의 실업률이 11%까지 치솟았고 복지수준도 낮아졌다는 평가가 있다”며 “‘줄푸세’가 복지는 줄이고 재벌, 난개발, 투기를 막는 규제를 풀어 여기서 생기는 시장의 실패와 약자의 저항을 공권력으로 막아 군기를 세우겠다는 것 아니냐”고 따졌다.

박 전 대표는 웃으며 “무슨 말을 그렇게 험악하게 하느냐”며 “대처 전 총리가 인기에 영합하지 않고 나라를 구하겠다는 신념으로 법질서를 지키느라 그 시절에는 어려움이 있었지만 지금은 영국이 유럽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나라가 되었다”고 반박했다. 그는 또 “성장을 통해 세수를 확보하고 촘촘한 사회안전망으로 빈곤층을 돌봐야 한다”고 했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박 전 대표의 감세공약에 대해 “감세를 위해서는 세출을 줄여야 하는데 방안이 있느냐”고 물었다.

박 전 대표는 “지난 3년간 52조 원의 정부 예산이 낭비됐다는 한나라당의 발표가 있었고 감사원도 26조 원의 예산 낭비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방만한 정부 규모를 줄이면 매년 9조 원 정도의 혈세를 아낄 수 있다”고 답했다.

한국 중국 일본을 열차와 배로 연결하는 박 전 대표의 열차페리 구상에 대한 공격도 이어졌다.

고진화 의원은 “경의선과 동해선이 연결되면 (북한을 통해 대륙으로 철로가 연결돼) 열차페리는 무용지물이 되는 것 아니냐”고 따졌다. 홍 의원도 “열차페리는 중국횡단철도(TCR)가 연결되면 의미가 없다. TCR가 유럽으로 가는 데 시간이 더 절약된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표는 웃으며 “공부도 안 하고 말씀하시는 것 같다”며 “열차페리는 분단에 막힌 구상이 아니라 남북 철도의 문을 여는 구상”이라고 말했다.

광주=박정훈 기자 sunshad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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