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도시에 뭐가 있기에…美대선후보들 ‘그리니치 순례’

  • 입력 2007년 5월 30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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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있는 곳에 후보가 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선거에 적용되는 철칙이다. 그런데 인구가 10만 명도 안 되는 미국의 한 소도시에 최근 대선후보가 몰려들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28일 보도했다.

코네티컷 주의 그리니치는 인구가 6만1101명. 이런 작은 도시에 대선후보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것은 도시에 돈이 넘쳐나면서 정치후원금 공급처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뉴욕 맨해튼에서 기차로 40분 정도 걸리는 그리니치는 맨해튼에 있던 헤지펀드가 몰려들면서 최근 금융 중심지로 새롭게 각광받고 있다. 그리니치에 자리 잡은 헤지펀드가 굴리는 자금은 1200억 달러 약 111조 원으로 추산된다. 전 세계 헤지펀드의 10%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그리니치 지역 1인당 소득은 7만4346달러로 미국에서 인구 5만 명 이상 도시 중에서 가장 높다. 이러다 보니 선거자금 모금이 선거 승패를 좌우하는 미국에서 대선후보들이 들르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존 매케인(공화당) 상원의원이 4월에 이곳을 방문한 데 이어 5월 7일에는 미트 롬니(공화당)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가 이곳에서 후원회 행사를 열었다. 8일에는 힐러리 클린턴(민주당) 상원의원을 대신해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19일에는 버락 오바마(민주당) 상원의원이 두 차례 후원회 행사를 열었다. 20일에는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이 선거자금 모금 행사를 열었다.

후원회 행사 참석을 위해서는 1인당 1000∼2300달러의 티켓을 구입해야 한다. 후원회에 참석하면 후보자와 사진을 함께 찍을 수 있는 ‘특혜’를 받는다. 후보자는 이런 행사를 한 번 열어 수십만 달러의 후원금을 모금할 수 있다. 롬니 전 주지사는 7일 하루에만 55만 달러를 모았다.

지금까지 후원금을 많이 모금할 수 있었던 지역은 뉴욕, 로스앤젤레스 등 돈이 몰리는 대도시였다. 그런데 헤지펀드 붐을 타고 코네티컷 주 그리니치가 새로운 후원금 공급처로 떠오르고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뉴욕=공종식 특파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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