록이 가벼워지면 인기는 묵직해진다? 마룬 파이브 돌풍

  • 입력 2007년 5월 30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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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만에 새 앨범을 들고 돌아온 미국의 록밴드 ‘마룬 파이브’. 사진 제공 유니버설뮤직
5년 만에 새 앨범을 들고 돌아온 미국의 록밴드 ‘마룬 파이브’. 사진 제공 유니버설뮤직
마룬 파이브 등 ‘팝록’ 표방 밴드 美-英서 돌풍

‘마이 케미컬 로맨스’ ‘폴 아웃 보이’로 이어지는 최근 인기 록 밴드 계보를 살펴보면 몇 가지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 바로 풍부한 멜로디 라인, 무겁지 않은 연주, 장르의 혼합이다. 팝과 록의 경계에 자리 잡은 소위 ‘팝 록’ 밴드들은 과거 무거운 기타 ‘연주’ 대신 첨단의 ‘소리’에 중점을 두는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계보는 미국 로스앤젤레스 출신 5인조 록 밴드 ‘마룬 파이브(Maroon5)’에 이르러 정점을 찍었다. 5년 만에 돌아온 이들은 두 번째 앨범 ‘잇 원트 비 순 비포 롱(It won't be soon before long)’을 발표하기도 전에 첫 싱글 ‘메이크스 미 원더(Makes me wonder)’로 빌보드 싱글 차트 3주째 1위를 차지하고 영국 차트에서도 2위에 랭크됐다.

“결성 당시 우리는 한창 유행하던 ‘그런지’ 록 음악을 추구했죠. 그러던 중 래퍼 ‘제이-지’의 앨범을 들었는데 충격적이었어요. 우리 록 음악에도 흑인음악의 펑키함과 그루브함을 섞으면 멋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죠.”

전화로 만난 ‘마룬 파이브’의 보컬 애덤 러바인의 말처럼 이들 음악의 가장 큰 매력은 바로 흑인음악에서 맛볼 수 있는 리듬감. 2002년 데뷔 앨범 ‘송 어바웃 제인’에서 히트한 ‘하드 투 브리드’나 ‘디스 러브’ 같은 곡들에서 이들은 이른바 ‘춤추는 록’을 표방하고 나섰다.


촬영: 김범석 기자

러바인 스스로 “좀 더 펑키함을 강조하고 싶었다”고 말하듯 이번 앨범은 록적인 면모 대신 리듬감과 멜로디가 강화됐다. 마치 ‘백스트리트 보이스’나 ‘엔싱크’ 같은 아이돌 밴드의 댄스뮤직을 연상케 할 정도로 가벼워진 것. ‘팝 록’ 밴드들은 디지털 시장에서 강세를 보인다. ‘마룬 파이브’ 역시 ‘메이크스 미 원더’가 1위에 오른 것도 디지털 파일 공개 첫 주 20만 건의 다운로드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과거 ‘무조건 라이브 무대’ 식의 홍보 방법과 다른 새로운 접근 방식이죠. 악기를 짊어지고 투어를 다니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제는 인터넷이란 새로운 홍보 수단으로 전 세계 팬들과 손쉽게 만날 수 있죠,”

그러나 골수 록 마니아들은 이들의 시도를 인정하지 않는 눈치다. ‘마룬 파이브’의 경우 빌보드 싱글 차트, 팝 차트, 디지털 다운로드 차트에서 1위에 올랐지만 메인스트림 록 차트나 모던 록 차트에서는 재미를 보지 못하는 상황. ‘록 밴드’ 정체성을 달고 나온 이상, 이는 이들의 숙제이기도 하다.

“좀 더 새로운 사운드를 만들기 위해 실험을 할 뿐 록이라는 범주를 벗어나겠다는 건 아니에요. 늘 새로움을 추구하는 것은 록 뮤지션뿐만 아니라 모든 음악인들의 과제가 아닐까요?”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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