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지난 10년의 흐름 확 바꿔야” 朴 “정부부터 개혁”

  • 입력 2007년 5월 30일 03시 01분


코멘트
한나라당의 대선주자 5명은 29일 광주 서구 5·18기념문화관에서 열린 경제분야 정책토론회에서 서로의 공약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왼쪽부터 사회자인 엄길청 경기대 교수, 박근혜 전 대표, 고진화 홍준표 원희룡 의원, 이명박 전 서울시장. 광주=이종승  기자
한나라당의 대선주자 5명은 29일 광주 서구 5·18기념문화관에서 열린 경제분야 정책토론회에서 서로의 공약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왼쪽부터 사회자인 엄길청 경기대 교수, 박근혜 전 대표, 고진화 홍준표 원희룡 의원, 이명박 전 서울시장. 광주=이종승 기자
《한나라당 대선주자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 홍준표 원희룡 고진화 의원이 29일 광주 5·18기념문화관 민주홀에서 경제분야 정책·비전을 놓고 토론을 했다. 특정 정당이 대선후보를 선출하기 위해 정책 검증 토론회를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음은 각 주자가 토론에 앞서 밝힌 기조발제 요약.》

“경제 이렇게 살리겠다”한나라 대선주자 5인 기조발제

●이명박 “규제 풀고 세금 내려야 투자 살아나”

잘사는 국민, 따뜻한 사회, 강한 나라를 만들겠다는 일념으로 이 자리에 섰다. 지난 10년간 늘어난 것은 가계부채이고 줄어든 것은 경제성장이다. 경제는 성장동력을 잃었다. 어느 기업은 이대로 가면 4∼6년 새 대혼란이 온다고 걱정했다. 저도 생각을 같이하고 있다.

이제 지난 10년간의 흐름을 확 바꿔야 한다. 기업 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해야 한다. 규제를 완화하고 세금을 내리고 노사가 화합해야 한다. 그래야 투자가 늘어나고 일자리가 생긴다.

세계를 다녀 보니 고도로 성장하는 나라의 지도자들은 모두 경제적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었다. 오직 국민을 잘살게 하기 위해 일하고 있었다.

두바이 지도자 셰이흐 모하메드는 창조적 리더십 하나로 아무것도 없는 사막을 황금의 땅으로 바꾸었다. 인도의 압둘 칼람 대통령은 과학기술 경영을 도입해 세계 소프트웨어의 중심 국가로 인도를 성장시켰다. 프랑스는 기업가 대통령임을 자처하는 니콜라 사르코지를 대통령으로 선택했다. 그는 분배보다 성장을 주장한다. 많이 일하고 많이 벌자는 것이다.

새로운 도약의 기폭제가 필요하다. 그래서 한반도 대운하, 국제 과학비즈니스 도시를 제안했다. 한반도 대운하는 국운 융성의 길이다. 환경 살리기요, 지역 살리기요, 경제 살리기다. 물길 따라 문화벨트, 관광벨트, 첨단산업벨트가 생긴다. 일자리도 수십만 개가 생긴다.

자원이 없는 대한민국은 사람이 자원이다. 우리의 살길은 과학기술에 있다. 여기서 만들어지는 원천기술을 산업에 연결하면 수천 배의 부가가치가 생긴다.

7% 성장, 국민소득 4만 달러, 세계 7대 강국이 어렵다고 생각하는가? 역사는 꿈꾸고 실천하는 사람에 의해 이뤄져 왔다. 경제 하나는 확실히 살려 놓겠다.

●박근혜 “불법파업-이기주의 ‘경제 병’ 고칠 것”

우리 경제, 어떻게 살릴 것인가? 우리 경제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살 수 있다. 무능하고 무책임한 정권부터 바꿔야 한다. 크기만 하고 무능한 정부, 불법파업과 집단이기주의, 기업은 규제로 묶이고 국민의 마음은 갈라져 있는 것이 우리 경제의 큰 병이다. 이 병을 고치는 데 모든 것을 바치겠다.

3가지 정책을 반드시 추진하겠다. 첫째, ‘줄푸세 정책’으로 우리 경제를 확실히 살려 놓겠다. 세금과 정부 규모는 줄이고 불합리한 규제는 과감히 풀고 법질서와 원칙은 바로세우겠다.

정부부터 개혁하겠다. 방대한 조직을 확 줄이고, 기능을 민간과 지방에 대폭 이양해서 미래형 서비스 정부를 만들겠다. 기업의 자율을 최대한 확대해 신바람 나게 투자하고 일자리를 만들 수 있도록 하겠다. 중소기업과 자영업에 대해 특단의 대책을 세우겠다. 지방경제가 자립할 수 있도록 전폭적으로 지원하겠다.

둘째, 21세기 신성장동력을 적극 키워 희망찬 미래를 열겠다. 교육과 과학기술을 혁명적으로 업그레이드하는 데 바로 착수할 것이다. 시베리아 횡단철도와 열차페리를 우리 미래의 성장동력으로 키우겠다.

셋째, 국민의 생활비 부담을 확 덜어 드리는 민생경제정책을 펴겠다. 통신 요금은 규제를 풀고 경쟁을 도입하면 30% 이상 낮출 수 있다. 유류세와 사교육비, 보육비, 노인 의료비 등 생활비에서 거품을 빼기 위한 정책을 강력히 펴서 생활비 고통을 덜어 드리겠다.

이 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하면 7% 경제성장과 5년간 일자리 300만 개를 더 만들고, 5년 뒤에는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를 열 수 있다. 국민의 화합 속에 대한민국을 5년 안에 선진국으로 반드시 만들어 내겠다.

●홍준표 “출총제-금산법 유지해야”

국민 여러분에게 서민경제론을 주창한다. 성장동력 회복을 위해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은 재벌의 지배구조 개선이다. 재벌 경영의 투명성이 확보될 때까지 ‘출자총액제한제’와 금산법은 유지되어야 하고, 재벌의 상속세 탈세를 막아 불법적인 부의 대물림을 없애겠다.

아일랜드를 모델로 해 한국을 무파업의 나라로 만들겠다. 반값 아파트 정책에 이어 성인 1인 1주택제, 토지소유상한제로 경제 대도약을 이루겠다.

경부대운하를 대체하는 화물고속도로망을 구축하겠다. 경부고속도로를 복층화하여 1층은 화물 전용, 2층은 승용 전용으로 바꾸어 물류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이겠다. 시베리아횡단철도(TSR)와 중국횡단철도(TCR)망을 구축하여 한국을 동북아 물류중심기지로 만들겠다. 북한의 철도를 현대화하고 유럽 수송기간을 15일로 단축해 한국을 동북아 물류중심기지로 만들겠다.

●원희룡 “근로소득세 폐지하겠다”

모든 사람에게 기회가 주어지고 열심히 일한 만큼 보상받는 공정한 사회를 만들겠다. 이 약속을 지키기 위해 4000만 중산층 시대를 선언한다.

근로소득세를 폐지해 돌려 드리겠다. 신용불량자와 영세민이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재활 시스템을 만들겠다. 내 집 마련을 위해 1가구 1주택 정책을 강력히 시행하겠다.

‘9988’ 중소기업의 르네상스 시대를 열겠다. 전체 기업의 99%, 일자리의 88%가 중소기업이다. 중소기업청을 중소기업부로 승격시키겠다. 대기업의 불공정 행위를 시정하기 위해 공정거래위원회의 전속고발권을 폐지하겠다.

한민족 글로벌 경제 시대를 열겠다. 세계 주요 거점에 글로벌 인재지원센터를 설립하겠다. 세계에 흩어져 있는 700만 해외동포의 경제 활동을 내국인 수준으로 보장하고, 동포의 두뇌를 적극 유치하겠다. 개성공단 같은 한민족 경제특구를 확대하겠다.

●고진화 “개발주의에 미래 못 맡겨”

극단적 대결주의, 지역주의, 줄 세우기, 사당화, 계파주의를 혁파하겠다. 변화와 혁신의 기치 높이 들고 한나라당을 평화적 국민정당으로 바꿔 내겠다.

천박한 개발주의에 미래를 맡길 수 없다. 정치를 잘해야 경제가 살아난다. 권력유착 특권이 없어져야 경제가 바로 선다. 행복국가 경영비전으로 대한민국의 꿈을 실현하겠다.

새로운 시대에는 평화가 곧 경제다. 냉전적 사고에 사로잡힌 빈곤한 상상력은 필요 없다. 유라시아 실크로드를 만들고 팍스 코리아나를 하겠다. 국토 파헤치지 말고 생명 자원순환형 선진경제 만들자. 생명 파괴, 분단 구상인 대운하와 열차페리, 두 안을 중단할 것을 요청한다. 중단되지 않을 경우 국민연대를 만들어서 1000만 서명운동으로 제 뜻을 관철하겠다. 한나라당에서 보수와 개혁을 하나로 모을 수 있는 유일한 후보다.

정리=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