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창지개명 山들, 제이름 되찾는다

  • 입력 2007년 5월 29일 08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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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룡산의 주봉인 천황봉(天皇峰)이 96년 만에 제 이름을 찾는다.

충남도는 일제의 창지개명(創地改名)으로 이름이 바뀌었던 천황봉을 올해 안에 본래 이름인 천왕봉(天王峰)으로 바로잡기로 했다고 28일 밝혔다.

일제는 1911년 일본 ‘천황’의 이미지를 심기 위해 천왕봉의 ‘왕(王)’자를 ‘황(皇)’자로 고쳤다. 이에 따라 천왕봉은 1918년 일본 총독부가 만든 지도부터 천황봉으로 표기됐고 광복 후에도 바뀌지 않았다. 현재 국토지리정보원의 지명대장과 지형도, 충남도 및 계룡산국립공원관리사무소 등의 홈페이지와 각종 책자 등에도 천황봉으로 적혀 있다.

천황봉은 높이 845m의 계룡산 주봉으로 백두대간 금남정맥의 끝부분에 위치하며 예전부터 충청의 정신과 기백을 나타내는 상징으로 여겨져 왔다.

충청지역의 다른 산들에 대한 제 이름 찾기 작업도 아울러 진행되고 있다.

계룡산과 더불어 대표적인 창지개명 사례인 속리산의 천황봉도 본래는 천왕봉이었다. 조선시대 대동여지도와 팔도군현지도 등의 고지도에는 천왕봉으로 표기돼 있다.

대전 계족산(鷄足山)은 산줄기가 봉황 형세로 뻗어 있어 봉황산(鳳凰山)으로 불렸으나 일제가 ‘닭발’ 정도의 의미로 격하시켰다.

한편 녹색연합은 2005년 계룡산 천황봉 등 창지개명으로 본래 이름을 잃은 국내 22개 지명의 변경을 요구하는 청원서를 정부에 제출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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