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도학-절의-문장을 겸비한 큰선비 하서 선생을 아시나요?

  • 입력 2007년 5월 29일 07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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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에 도학(道學)과 절의(節義), 문장(文章)을 겸비한 큰선비가 계셨다는 것을 후학들에게 꼭 알리고 싶었습니다.”

조선시대 성리학의 대가인 하서 김인후(河西 金麟厚·1510∼1560) 선생의 일대기를 정리한 ‘하서 김인후 선생 이야기’(대동문화 발간)를 펴낸 김택수(81) 씨.

울산 김씨 문정공 대종중 도유사(都有司)를 맡고 있는 김 씨는 “인본주의와 절의를 주창한 하서 선생의 사상이 청소년들의 인격형성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205쪽 분량의 책은 하서 선생의 생애와 사상을 다루면서 중간 중간에 삽화를 넣어 이해를 돕고 있다.

사비 4000만 원을 들여 책을 낸 김 씨는 우선 5000권을 광주와 전남 장성지역 초 중 고교에 무료로 배포했다.

그는 연말까지 추가로 4000권을 발간해 전남지역 각급 학교에 보낼 계획이다.

“문중 대소사를 맡고 있는 도유사로서 가장 뜻있는 일이 뭘까 고민하다 청소년들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좋은 책을 펴내기로 했습니다.”

하서 선생 13대손인 김 씨는 전남도 선거관리위원회 국장과 전북도 선관위 상임위원을 지냈다. 국전 서예부문 초대작가와 전남도전 및 국전 서예부문 심사위원을 역임한 서예가이기도 하다.

글은 하서 16대손인 김병효(86) 씨가 썼다. 초등학교에 41년 동안 재직하다 교감으로 정년퇴임한 김 씨는 2년에 걸쳐 원고를 작성했다.

김 씨는 현재 한국아동문학회 자문 및 지도위원, 호남시조문학회 이사를 맡고 있다.

책이 나오기까지 원로 종친으로 구성된 감수위원 6명이 9번이나 감수를 하는 등 노력을 기울였다.

그는 “사화와 당쟁의 와중에서도 바른 길을 걸어온 하서 선생의 삶을 보여 주기 위해 저서를 꼼꼼히 읽고 객관적으로 해석하려고 노력했다”며 “책을 읽은 청소년들이 독후감을 보내오면 연말에 독후감 대회를 열어 시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립광주박물관은 9월 18일부터 11월 11일까지 ‘하서 김인후 선생 유물전’을 개최한다.

19세에 성균관에 들어가 퇴계 이황(退溪 李滉)과 함께 학문을 닦아 성리학이 조선의 학문으로 자리 잡는 데 크게 기여했다. 1540년 별시문과(別試文科)에 급제해 관직에 나갔으나 1545년 을사사화를 계기로 관직에서 물러나 고향인 전남 장성에서 성리학 연구에 정진했다. 1796년 문묘에 배향돼 후인들의 존경을 받아왔다. 약 1600편에 달하는 시를 담은 ‘하서집’이 전해지고 있다.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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