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조선-고구려는 한국사”

  • 입력 2007년 5월 29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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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사회과학원이 최근 공개한 국가별 개관서(槪觀書) 한국편에서 고조선과 고구려를 모두 한국의 고대국가로 정식 인정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이는 “고조선과 고구려, 발해는 모두 중국 지방정권 역사”라는 중국사회과학원 산하 변강사지(邊疆史地)연구중심의 동북공정(東北工程) 연구 결론과 정면 배치되는 것이다.

중국사회과학원 ‘열국지(列國志)’ 편집위원회(주임 천자구이·陳佳貴 중국사회과학원 부원장)가 2005년 10월 출간한 ‘열국지-한국’(사진) 42∼43쪽 ‘고대사-고조선시기’에는 “고조선은 한반도에서 최초로 건립된 국가”라고 기술돼 있다. 단 고조선의 건국 연대가 기원전 2333년이라는 기록은 “단군신화에 따른 것으로서 증명할 근거가 없다”며 회의적인 태도를 보였다.

최근 공개된 이 책자는 ‘중국에서 온 기자가 고조선을 건국했다’는 동북공정 학자들의 ‘기자 조선’설은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책자는 또 44쪽 ‘고대사-삼국시기’ 편에서 “고조선과 진국(辰國)이 멸망한 이후 고구려, 백제, 신라 등 주요 국가 3개가 출현했다”며 “이를 사서에선 ‘삼국’이라 부른다”고 적었다.

이번 개관서는 중국 정부의 최고 싱크탱크인 중국사회과학원 산하 11개 국제 문제 및 외국 문제 전문연구소, 관계 전문가가 모두 참여해 편집한 것이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가 한국의 고대사 왜곡을 주도해 온 변강사지연구중심 학자들의 주장을 공식적으로 부정한 것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열국지-한국’편은 “통일신라 이후 918년에 정변이 일어나 송악(松嶽)에 고려가 세워졌다”고 적고 있어 발해의 역사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주중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한국의 고대사 왜곡을 주도한 변강사지연구중심의 상부 기관인 중국사회과학원의 출판물에서 동북공정의 내용과 무관하게 한국의 고대사를 객관적으로 기술한 책이 나왔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베이징=하종대 특파원 orio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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