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잠한 ‘빅 초이’ ‘거포 본색’ 아직은…

  • 입력 2007년 5월 29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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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프로야구에 만원 관중을 몰고 온 ‘빅 초이’ 최희섭(28·KIA)이 잠잠하다.

최희섭은 19일 두산과의 잠실경기에서 국내 데뷔전을 갖고 22일 롯데와의 광주경기에서 홈 팬들에게 첫선을 보였지만 이후 벤치를 지키고 있다. 19일 2루를 돌다 두산 내야수 정원석과 부딪쳐 왼쪽 가슴 부위를 다쳤다. 28일 정밀 진단 결과 최희섭은 갈비뼈 미세 골절로 2군으로 내려가 약 3주간 재활 훈련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3경기에 나온 최희섭의 성적표는 14타수 2안타로 타율 0.143에 1득점 5삼진. 하지만 야구 전문가들은 최희섭이 국내 무대에서 적응기를 거치면 ‘거포 본색’을 드러낼 것으로 보고 있다.

○ 준비 미흡 “타격할 때 몸 따로 스윙 따로”

최희섭 국내 경기 성적표
날짜상대성적
5월 19일두산(잠실)5타수 무안타 1삼진
5월 20일두산(잠실)5타수 2안타 1득점 2삼진
5월 22일롯데(광주)4타수 무안타 2삼진
-14타수 2안타 1득점 5삼진(0.143)

최희섭이 외야로 보낸 타구는 19일 기록한 중견수 뜬공 1개가 전부다. 대부분의 타구는 내야 뜬공이거나 직선타였다.

전문가들은 최희섭이 정상 컨디션이 아닌 상태에서 팬들의 열광적인 성원에 보답하기 위해 무리하게 복귀한 결과로 보고 있다.

송재우 Xports 해설위원은 “타격할 때 몸이 앞으로 기울어 땅볼이 나온다. 몸과 스윙이 따로 노는 듯한 느낌”이라고 분석했다.

송 위원은 그러나 최희섭이 선구안이 뛰어나고 밀어치는 능력을 갖고 있는 만큼 올 하반기에는 정상 궤도에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 국내 투수의 볼에 적응 못해

최희섭이 삼진을 당한 구질은 대부분 커브와 체인지업이었다.

KIA의 한 동료 선수는 “최희섭은 3월부터 훈련을 거의 하지 못했다. 특히 변화구에 대한 준비가 전무한 상태”라고 전했다.

박노준 SBS 해설위원은 “최희섭이 국내 투수에 대한 분석이 부족한 게 사실이지만 조만간 이를 극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메이저리그에서 40홈런을 기록한 선수인 만큼 시간이 흐르면 한국을 대표하는 4번 타자의 면모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병철 롯데 감독도 “연습량이 부족한 것이 타격 부진의 원인인 것 같다. 하지만 맞히는 능력이 뛰어난 선수인 만큼 조만간 자신의 몫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메이저리그 40홈런의 힘… “자신의 스윙 되찾아라”

최희섭은 메이저리그 통산 363경기에 출전해 타율 0.240(915타수 220안타)에 40홈런, 120타점을 기록했다.

그런 최희섭을 국내에서 3경기만 치른 상황에서 평가하는 게 무리라는 견해도 있다.

이순철 MBC 해설위원은 “최희섭은 메이저리그에서 검증받은 선수다. 앞으로 많은 경기를 치러 봐야 그의 진면목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희섭이 빅 리그 때의 기량을 되찾기 위해서는 팬들의 환호에 휘둘리지 말고 자신의 스윙을 되찾아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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