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줄 쫙!아이 독서지도]아이가 책펴게 만드는‘옛날이야기’

  • 입력 2007년 5월 29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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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이야기 해 줄까?”

이 한마디면 아이들은 눈을 반짝이며 다가온다. 아이들이 옛날이야기를 좋아하는 건 ‘이야기’ 자체를 좋아하기 때문이다. 이야기를 좋아한다는 건 책과 친해질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또 누군가와 소통하고 싶어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책으론 보기 싫은 얘기도 이야기로 들려주면 재미있게 듣는 아이들이 있다. 그러다가 책에도 관심을 보인다. 엄마 혹은 누군가가 재미있게 들려주었던 그 이야기가 궁금해서, 아이들은 조금씩 조금씩 책을 펼쳐 든다.

누군가에게서 직접 듣는 이야기가 더 좋은 건 이야기를 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이 서로 눈빛을 마주하며 볼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야기를 하는 사람은 그때그때 변하는 아이의 표정을 볼 수 있다.

이야기를 듣는 아이는 이야기를 해 주는 사람의 표정을 보며 이야기에 빠져든다. 그러다 가끔은 불쑥 이야기에 끼어들기도 한다. 모르는 내용을 물어보기도 하지만 이야기 흐름에 따라 아이 스스로가 장단을 맞추기 하고, 또 자기가 원하는 이야기로 이끌기도 한다.

옛날이야기는 이처럼 매력적이지만 책 없이 그냥 들려주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엄마들 가운데 말재주가 없다고 포기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말재주 없는 사람이라도 많은 사람 앞에선 못해도, 우리 아이 한두 명에게 들려주는 건 충분히 가능하다.

이야기의 기본은 말하는 사람의 진실성에 있다. 일방적으로 말하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아이랑 소통하는 게 중요하다.

이야깃거리가 없다면 그냥 엄마 어렸을 적 이야기를 들려줘도 좋다. 이미 몇 번인가 함께 읽어서 익숙해진 옛날이야기를 들려줘도 좋다.

동화 구연을 하듯이 완벽하게 할 필요는 없다. 엄마가 들려주다 빼먹거나 잊어버린 부분은 듣고 있던 아이가 알려주기도 한다. 이야기를 주고받는 사람이 서로를 보완해 주는 것도 이야기의 또 다른 맛이다.

옛날이야기는 너무 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뻔한 주제 속에 삶의 진실이 담겨 있다. 거짓말하지 마라, 착하게 살아야 한다…. 아이는 옛날이야기를 재미있게 들으며 모르는 사이 이야기 속에 담긴 삶의 진실과 살아가는 방법을 배운다.

오늘, 아이에게 옛날이야기 한 편 들려주면 어떨까?

오진원 웹진 ‘오른발왼발’ 운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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