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광주고는 ‘문인 사관학교’

  • 입력 2007년 5월 28일 07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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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동구 계림동에 위치한 광주고는 1951년 개교 이후 60여 명의 문인을 배출했다.

전국적으로 한 고교에서 이처럼 많은 문인이 배출된 곳은 드문 일이다. 이 학교는 출신 문인 가운데 유난히 시인이 많아 ‘시인학교’로도 불린다.

한국 문인의 산실인 광주고가 지역에서는 처음으로 출신 문인들을 기념하기 위해 ‘광고문학관’을 마련해 30일 개관식을 연다.

도서관 2층 110여 평을 리모델링한 문학관에는 출신 문인들의 사진과 작품집, 애장품, 육필 원고, 학교 관련 자료 등이 전시된다.

광주고 출신 문인 가운데 시인은 박성룡(2회·작고) 정현웅(2회) 박봉우(3회·작고) 윤삼하(3회·작고) 이성부(9회) 조병기(9회) 민용태(10회) 장효문(10회) 조태일(11회·작고) 씨 등 28명에 이른다.

소설가로는 문순태(9회) 양원옥(21회) 백성우(27회)를 비롯해 평론에 김중배(2회) 김우창(3회) 이승룡(6회), 수필에 박연구(3회) 마삼렬(5회) 이이화(7회) 박석무(11회), 아동문학에 윤삼현(21회) 씨 등이 문단에 큰 족적을 남겼다.

광주고 출신 시인들은 재학시절 1953년 첫 동인시집인 ‘상록수’를 펴낸 데 이어 1955년 ‘령도(零度)’를 발행하기도 했다.

이 학교 문예부는 9회 출신을 중심으로 동문과 재학생들이 함께 문예지 ‘광고시집’을 만들었고 ‘석류’ ‘용광’ ‘백도’ 등 교내 동인 활동도 활발했다.

소설가 문순태 씨는 “광주 전남 문학의 큰 산맥인 광주고의 전통을 잇고 후배들에게 문학의 중요성을 일깨우고자 문학관을 마련했다”며 “2000년 들어 다소 주춤한 문학의 열기를 되살려 광고문학의 중흥을 이루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학교 측은 총동문회와 함께 문학뿐 아니라 회화나 건축 등 예술 전반에서 활동 중인 동문들을 위한 공간을 마련해 ‘광고 역사기념관’(가칭)으로 발전시킨다는 계획이다.

수필가이자 이 학교 13회인 오덕렬 교장은 “앞으로 다가올 50년을 준비하기 위해 지난 50년을 정리했다”며 “문학적 향기와 숨결을 느끼도록 작고 문인과 문예부를 이끌었던 은사를 위한 공간을 따로 마련했다”고 말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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