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北 자금 송금 위해 BDA 청산 - M&A추진

  • 입력 2007년 5월 28일 03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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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DA은행. 동아일보 자료사진
BDA은행. 동아일보 자료사진
미국이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BDA)은행에 묶인 북한 자금 2500만 달러의 대북 송금을 성사시키기 위해 BDA은행을 청산하거나 다른 은행에 인수합병(M&A)시키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27일 알려졌다.

복수의 외교 소식통은 이날 “미국 정부가 와코비아은행 등 자국 금융기관을 통해 북한 자금의 송금을 중개하는 방안이 애국법 311조 등 국내법 절차에 가로막혀 장기간 제자리걸음을 하자 BDA은행의 청산 등 다른 방안을 강구 중”이라고 밝혔다.

BDA은행이 청산되거나 인수합병되면 미국이 애국법에 따라 이 은행을 ‘돈세탁 우려 기관’으로 지정하면서 미국 은행과의 거래를 금지한 조치의 효력이 사라진다. 이 경우 BDA은행에 묶인 북한 자금을 미국의 금융기관 등 전 세계 은행에 송금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다.

미국은 22, 23일 워싱턴에서 열린 제2차 미중 경제전략대화에서 중국 측에 스탠리 아우 BDA은행 회장 등 경영진의 퇴진을 통한 은행의 청산이나 인수합병을 추진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중국은 27일 현재까지 수용 또는 거부 의사를 표명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은 지난해 BDA은행의 거래 내용을 정밀 조사해 아우 회장 등 경영진이 BDA은행을 통한 북한의 불법 거래에 협조한 정황을 포착했으며, 이를 중국 정부와 마카오 당국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아우 회장은 중국 정계의 실력자들을 동원해 마카오 당국이 BDA은행의 청산이나 인수합병을 추진하지 못하게 막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우 회장은 마카오 입법위원 및 중국 인민정치협상회의 위원을 맡고 있다.

외교 소식통은 “미국은 자국 금융기관을 통한 북한 자금의 송금 중개 방안을 포기한 게 아니라 BDA은행의 청산 또는 인수합병 방안과 병행 추진하면서 빨리 성사되는 쪽을 선택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명건 기자 gun43@donga.com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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