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서울 중고 전동차 베트남 철길 달린다

  • 입력 2007년 5월 28일 03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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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으로 수출되는 노후 전동차. 사진 제공 서울메트로
베트남으로 수출되는 노후 전동차. 사진 제공 서울메트로
한글이 선명하게 새겨진 국산 시내버스들이 동남아시아 지역으로 수출돼 길거리를 돌아다니고 있는 데 이어 수도권 주민의 발 노릇을 해 온 지하철 중고 전동차도 베트남 철로 위를 달리게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메트로는 도시철도법이 정한 25년의 내구연한이 도래하는 중고 전동차를 베트남으로 수출하기 위해 최근 베트남 하노이광역철도기획단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27일 밝혔다. 서울메트로는 이어 베트남의 호찌민 도시철도기획단과도 중고 전동차 수출에 관한 회의록(MOD)을 작성했다고 덧붙였다.

서울메트로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전동차의 내구연한이 25년으로 정해져 있지만 해외에서는 내구연한이 40년인 곳이 많아 해외로 수출하기로 했다”며 “중고 전동차 수출과 함께 철도 운영에 관한 축적된 기술과 노하우도 베트남에 무상으로 이전해 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울지하철 1∼4호선을 운영하는 서울메트로 소속 전동차 1944량 가운데 25년의 내구연한 도래로 교체가 예정된 차량 수는 올해 65량을 시작으로 2010년까지 모두 690량이다. 고철로 팔아 넘기면 대당 450만 원밖에 받지 못하지만 정비를 잘하고 말끔하게 리모델링해서 수출하면 새 전동차 가격(17억∼18억 원)의 10% 정도는 받을 수 있다는 것.

또한 도시철도 기반이 취약한 베트남에 중고 전동차가 수출되면 부품업체, 유지보수업체 등 관련 중소기업들이 베트남으로 진출할 수 있으며, 하노이와 호찌민 시가 계획 중인 철도현대화 사업(하노이 8개 노선, 호찌민 6개 노선 신설)에 참여할 수 있는 교두보 마련 효과도 기대된다고 서울메트로 측은 밝혔다.

서울메트로 관계자는 “베트남에는 아직 전기철도나 지하철이 없지만 궤도 폭이 국내와 같은 구간이 여러 곳 있어 기관차가 끄는 객차로는 바로 활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성동기 기자 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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