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헌 아일랜드 총리 3기 연임…경제 호황 덕분에 총선 승리

  • 입력 2007년 5월 28일 03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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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플론(잘 달라붙지 않아 프라이팬 등에 쓰이는 코팅제)’은 이번에도 눌어붙지 않았다.

버티 어헌(56·사진) 아일랜드 총리가 24일 실시된 총선에서 3번째 연임에 성공했다. 비판과 스캔들이 ‘달라붙지’ 않아 ‘테플론 총리(Teflon Taoiseach)’로 불려 온 그는 별명처럼 깔끔하게 막판 승리를 거머쥐었다.

어헌 총리가 이끄는 집권 중도우파 ‘피어나 포일(운명의 용사들)’은 166석 가운데 78석을 얻어 제1당의 위치를 지켰다. 야당인 ‘피네 게일(아일랜드인민당)’은 51석에 그쳤다.

1997년 총리에 오른 어헌 총리는 이로써 1932∼1957년 7회 연속 총선에 승리한 에이먼 데 벌레라 전 총리에 이어 아일랜드 역사상 두 번째 장수 총리가 됐다.

높은 인기를 누려 온 어헌 총리는 1993년 재무장관 때 기업가들에게서 돈을 받은 사실이 밝혀져 선거운동 초반에는 고전을 면치 못했지만 역전에 성공했다.

승리의 원동력은 역시 경제. 유럽의 빈국이었던 아일랜드는 지난 10년 동안 평균 7%의 경제성장률을 구가해 ‘켈트 호랑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평화 협상을 중재해 북아일랜드 자치정부 출범을 이끌어 낸 것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1977년 26세에 의회에 입성한 이래 그는 늘 승승장구했다. 노동장관(1987∼1991년), 재무장관(1991∼1994년) 등 요직을 거쳤으며 1994년에는 피어나 포일 당 사상 최연소 당수로 선출됐다.

영국(잉글랜드) 축구팀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열성팬인 그는 더블린의 동네 술집에서 맥주를 마시는 장면이 자주 목격될 정도로 소탈한 편. 부인 미리엄 여사와는 헤어졌지만 독실한 가톨릭 신자라 이혼은 하지 않았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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