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IN&OUT]‘배산임수’는 만고불변의 진리?

  • 입력 2007년 5월 28일 03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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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 건설사인 A사는 수도권 북부에 아파트 용지를 매입한 뒤 최근 지관(地官)을 불러 땅의 형세와 지맥(地脈)을 봤다. A사 사장은 “설계상 단지 뒤편의 야산 일부를 깎아 내야 하는데 지관이 ‘절대 안 된다’고 해 고민”이라고 털어놨다.

지리정보시스템(GIS)과 컴퓨터 입체지도가 보편화된 지금도 건설업계에서는 알음알음으로 풍수지리를 보고 있다.

실제로 2011년 완공되는 충남 계룡시 대실지구는 풍수지리에 근거해 토지용도가 구분됐다. 상업지는 재물이 모인다는 하천의 합수부(合水部)에, 단독주택지는 흉한 기운이 빠져 나간다는 수구점(水口點)에 배치한 것이다. 또 한국토지공사는 자사가 옮겨 갈 전북 혁신도시 후보지를 검토하면서 풍수지리적으로 합당한지를 따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고 해서 건설사들이 금계포란(金鷄抱卵·황금닭이 알을 품고 있는 지세) 운운하며 풍수지리를 절대적으로 신봉하는 건 아니다. 풍수지리학이 주택의 입지를 결정하는 데서 출발한 만큼 참고할 것은 참고하고 버릴 것은 버린다는 설명이다.

엄기현 토공 파주사업단장은 “최근에는 풍수지리와 도시계획을 접목하려는 시도도 있다”며 “풍수를 감안해 도시의 개발 방향을 정하는 것은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고기정 기자 k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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